의협 비상대책위원회가 집행부 주도의 의-정 이행추진단 회의를 중단할 것을 공식 요구할 전망이다.
집행부가 대정부 협상 투쟁의 전권을 위임받은 비대위에 참여하지 않은채 정부와 단독으로 협상을 진행할 뿐 아니라 원격진료 시범사업에도 찬성하는 등 협상 채널 단일화가 시급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난 10일 제2차 회의를 가진 비대위는 향후 투쟁방향과 의-정 이행추진단 회의 결과 등에 대 각 비대위원들의 의견을 청취, 회원들의 요구사항을 수렴했다.
비대위는 "지역과 직역 회원들의 의견을 표결로 수렴해 졸속 원격진료 시범사업 주장을 당장 철회하라는 성명서를 채택했다"면서 "의협이 제시해서 시범사업을 하자는 말은 환자 건강은 안중에 없이 정부에 굴복하자는 뜻이나 다름없다"고 정부와 의협 집행부 모두를 겨냥했다.
비대위는 또한 "전 세계에 어떤 의사협회가 환자 생명을 경시하는 졸속 시범사업을 스스로 설계해서 정부에 제시하냐"면서 "비전문가 공무원 집단이라 하더라도 위험한 시범사업을 환자들의 건강을 담보로 의료계에 강요하는 일은 의사들의 분노를 높일 뿐이다"라고 비판했다.
비대위는 ▲환자 의사간 원격진료를 허용하려는 의료법 부분 개정에 결사 반대 ▲정부의 원격진료 추진 시도에 원천 반대 ▲ 정부의 환자 안전을 경시하는 졸속 시범사업 추진 주장에 결사 반대할 것을 결의했다.
불과 하루 전(9일) 의정합의 이행추진단 제2차 회의에서 의협 집행부와 복지부가 "최소한 5월 중순까지 모형을 확정하고 5월 말 이전에 시범사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한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한 셈.
이와 관련 비대위는 우선 의-정 협상채널 단일화에 팔을 걷는다는 방침이다.
김정곤 비대위원장은 "비대위 구성은 원칙적으로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이 추진한 원격진료 시범사업 반대 급부로 생겨났다"면서 "집행부는 비대위 참여와 비대위 의견을 무시한 채 의-정 협상을 단독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비대위가 정부 협상과 투쟁 권한을 위임받았는데 복지부가 의협 집행부와 의-정 협상을 진행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면서 "이번주까지 상임이사들의 비대위 참여를 설득해 보고 안될 경우 (의-정 협상에서)빠질 것을 주문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의협도 이번 주 상임이사회 회의에서 비대위 참여를 논의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회의에서 결론이 안나면 집행부 단독으로 진행하는 의-정 협상의 중단을 공식으로 요청하겠다"고 강조했다.
집행부는 노환규 전 의협 회장부터 이어져 온 의-정 협상의 연속성을 위해 협상의 당사자로 나서는 것이 맞다는 입장이어서 비대위가 대정부 협상에서 집행부를 배제하는 경우 의료계 내분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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