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증상만 완화하는데 그쳤던 알레르기 질환과 아토피 피부염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주목된다.
국내 연구진이 알레르기 질환을 억제하는 치료제 후보 물질을 규명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김혁순 교수팀은 최근 면역 체계를 조절하는 'B세포'가 알레르기 질환을 억제하는 기전을 규명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진은 급성 알레르기 질환 동물모델 실험을 통해 조절B세포가 비만세포에서 생산되는 알레르기 유발 인자 분비를 억제해 알레르기 반응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우리 몸에는 외부로부터 침입하는 물질에 항체를 생산하는 일반적인 B세포 외에도 과도한 염증반응이 일어났을 때 면역체계의 관용을 유도하는 조절B세포가 존재한다.
연구진은 동물 실험을 통해 조절B세포가 알레르기 질환의 주요 유발 세포인 비만세포와 특이적 수용체-리간드 결합을 통해 항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분비를 유도하는 것을 규명했다.
조절B세포가 비만세포에서 생산 되는 히스타민 등의 알레르기 유발인자 분비를 억제해 알레르기 반응을 조절하는 기능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급성 알레르기 질환 동물모델 실험에서도 이러한 기전이 그대로 드러났다.
조절B세포의 CD40 수용체와 비만세포의 CD40 리간드 사이에 결합이 형성되면서 조절B세포에서 인터루킨-10의 분비가 유도된 것이다.
분비된 인터루킨-10은 비만세포의 주요 신호전달인자 활성을 억제하고 히스타민과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분비를 억제해 급성 알레르기 반응을 조절했다.
김 교수는 "알레르기 유발 인자에 의해 활성화된 비만 세포가 알레르기 반응을 유도하는 것과 동시에 조절B세포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알레르기를 억제하는 것을 규명했다"며 "지속적이고 영구적인 알레르기 억제를 위해 조절B세포를 비롯한 다양한 면역 조절세포 기반 연구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연구는 다양한 면역 조절세포 기반의 알레르기 치료 연구에 중요한 학문적 근거를 제시한 데 의의가 있다"며 "조절B세포를 이용해 음식 알레르기는 물론, 아토피 피부염 등 다양한 알레르기 질환의 면역 관용 유도를 위한 임상연구에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기초연구실지원사업과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도약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됐으며 그 학문적 성과를 인정받아 세계적 권위의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의 자매지인 사이언스 시그널링(Science Signaling)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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