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정책 엑스포가 열린 6일 국회 본청 앞.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는 안과와 영상의학과 검진 차량을 전면 배치했다.
미용사법과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관련 공청회가 예정된 이날 검진 차량의 의도적 배치로 한의사의 영상진단 장비 사용 주장뿐 아니라 안경사의 타각적 굴절검사기 사용 주장을 막겠다는 조치였다.
병원 문을 닫고 일일 자원봉사자로 나선 영상의학과의사회 안창수 회장과 서울성모병원 황웅주 안과 임상강사를 만나 정책 엑스포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무료 진료소가 바로 정책 전쟁터
새정치민주연합은 6일부터 3일간 일정으로 2015 정책 엑스포를 개최했다.
홍보 부스를 신청한 보건의료 직능 단체는 대한의사협회와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간호협회를 비롯해 대한안경사협회와 대한물리치료사협회까지 총 7곳.
정책 엑스포가 각 단체의 이해관계가 얽힌 이슈를 공론화하는 자리인 만큼 의협과 한의협, 안경사협회는 '정책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치열한 대립각을 세웠다.
황웅주 안과 임상강사는 이날 자원봉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검진 차량에서 만난 그는 안경사협회의 타각적 굴절검사기 전시 소식에 상기된 표정이었다.
황 강사는 "엑스포에서 안경사협회가 타각적 굴절검사기를 전시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굴절검사기를 허용해야 한다는 내용의 소책자도 배포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타각적 굴절검사기가 자동이기 때문에 안경사가 사용해도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심각한 오판이다"며 "종종 타각적 굴절검사만 맹신했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고 우려했다.
시력의 저하는 안과적 질환이 원인이 될 수 있는데도 그저 안경점에서 안경을 맞추는 정도로는 시력은 커녕, 안건강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
황웅주 강사는 "안경사협회나 약사회가 국민 편의성을 근거로 기기 사용이나 인공누액의 일반약 전환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 불편한 심정이다"며 "편리성만 찾다가 시력 저하뿐 아니라 안건강도 잃을 수 있다는 점을 무료 진료마다 알리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 무료 진료를 받은 몇몇 환자들도 처방없이 거리에서 안경을 샀다가 초점이 맞지 않아 새로 돋보기 처방을 했다"며 "안구 상태를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서는 망막 OCT나 시신경 OCT 등 다양한 기기로 종합적인 진찰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자원봉사로 규제기요틴 막겠다"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관련 공청회가 예정돼 있다는 소식에 안창수 영상의학과의사회 회장은 아예 하루 병원 문을 닫았다.
영상의학과 검진 차량에서 만난 그는 "현대 의료기기를 왜 의사만 써야 하는지를 홍보하기 위해 오늘 국회를 찾았다"고 밝혔다.
이날 한의사협회는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하는 한편 "사람을 위한 의술에는 기술의 제한이 없어야 한다"는 배너 설치와 1인 시위 등으로 눈길을 끌었다.
의협도 "현대 의료기기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무면허 의료인에게 계속 낚이시겠니까"란 문구의 전단지를 배포하는 한편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은 무자격자의 무면허 의료행위입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모자 배포로 맞섰다.
이에 안창수 회장은 "영상의학은 굉장히 어려운 학문이기 때문에 의대에서 조금 배웠다해도 전문적 진단은 어렵다"며 "영상의학과 레지던트 4년으로도 부족해 전문 분과 펠로우를 하는 실정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섣불리 진단 내리기 어려운 부위가 많아 다년간의 실제 경험이 필요하다"며 "교과과정에서 이론 정도를 배운 것으로는 법무사가 변호사, 판사 일을 하겠다고 나서는 것과 비슷한 모양새다"고 꼬집었다.
그는 "현대 의료기기의 사용은 인기투표가 아니기 때문에 법적 제도의 허용 범위를 숙지할 필요가 있다"며 "학문적 원리에 기반해 의사가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게 당연하다는 점을 알리고 싶어 자원봉사를 자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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