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환자 1명을 진료하면 성인 환자의 3~4배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행위별 수가제에서는 같은 돈을 받고 있어요. 상대가치라는 것이 이런 것을 조정하기 위한 것 아닙니까?"
대한소아과학회 김동수 이사장(연세의대)은 여수 디오션 리조트에서 개최된 춘계학술대회에서 현 수가 제도에 대해 이같이 지적하고 개선을 촉구했다.
소아청소년과의 특수성을 감안해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가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김 이사장은 "조사 결과 소아청소년과의 수가가 원가의 75%선에 머무르고 있다"며 "행위별 수가의 가장 큰 희생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 수가 체계에서는 성인 환자 1명을 보나 소아 환자 1명을 보나 같은 수가를 받고 있다"며 "무조간 한 행위에 대해서만 수가가 책정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자기 의사 표현이 힘들어 진료 시간이 훨씬 길어질 수 밖에 없는데다 주사를 놓더라도 혈관을 잡는 것이 몇배로 힘들지만 이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는 지적이다.
김동수 이사장은 "특히 소아청소년과는 진료 외에는 검사나 처치 등 다른 행위가 전혀 없지 않느냐"며 "결국 그 어떤 것으로도 적자를 메울 수가 없다는 뜻"이라고 털어놨다.
더욱이 선택진료비 축소 등에서도 소아청소년과는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 중증 질환에 보상책이 집중되면서 돌아올 몫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 상황을 보면 소아청소년과 교수들의 선택진료비를 가져다 다른 과목에 나눠주고 있는 꼴"이라며 "계속해서 소아청소년과의 몫을 가져갈 뿐 이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그는 이번 상대가치점수 개정에 사활을 걸고 있다. 소아과의 특수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라는 판단에서다.
김 이사장은 "소아청소년과의 현재 상황과 진료의 특수성을 강조하는데 학회의 모든 역량을 쏟고 있다"며 "소아들의 건강권을 단순히 예산과 비용만으로 판단해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저출산 대책에 쏟고 있는 예산의 극히 일부만 소아의 건강권을 위해 쓴다면 이러한 문제는 자연스레 해결될 것"이라며 "적어도 성인과 소아 진료가 같은 수가를 받는 불합리한 상대가치는 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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