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3일 병원노사가 잠정 합의한 산별합의안 가운데 서울대병원 노동조합 등이 조건부 탈퇴까지 결의하며 무효화를 주장하고 있는 제10장 2조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28일 오후2시 서울대병원 강당에서는 ‘보건의료노조 산별합의안 10장 2조 문제점에 대한 전국토론회’가 열렸다. 서울대병원 조합원 등 300여명이 참여한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10장 2조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며 폐기를 주장했다.
산별합의한 10장 2조는 임금, 노동시간단축, 근로시간단축, 연.월차 휴가 및 연차수단, 생리휴가 등에 대해서는 산별합의안이 지부단체협약을 앞서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서울대병원노조 등에서는 이 조항이 노동조건을 악화시키고 지부의 교섭력을 약화시키는 독소조항이라며 폐기를 주장하고 있다.
황현섭 보건의료노조 대구경북지역본부장은 발제를 통해 “보건의료노조의 산별합의안은 정부와 자본의 근로기준법 개악과 주5일제 시행에 따른 의도가 그대로 담겨있다”며 “특히 10장 2조는 지부의 쟁의권을 원천봉쇄해 지부 노사관계의 균형을 깨뜨려 놓았다”고 주장했다.
황 본부장은 “산별합의안은 공동협약이 아닌 노동조건의 최저기준을 정하는 기준협약이 기준이어야 한다”며 “지부 단협을 하향시키고 지부 교섭을 가로막는 10장 2조는 폐기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조발제를 맡은 김애란 서울대병원노조 지부장은 “10장 2조는 최저 노동조건을 개선하는 목적이 아닌 하향적 통일을 강요해 노동자간 분열을 초래하고 상층 중심의 관료화된 산별노조를 만드는 수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10장 2조가 내년에 삭제되지 않으면 내년 교섭에서 임금, 근로시간, 생리휴가 등 근로조건 개선이 어렵게 된다”며 삭제를 주장했다.
이정현 경북대병원노조 지부장은 "10장 2조를 근거로 사측은 산별교섭 이후 지부교섭을 거부하거나 생리휴가, 연월차, 임금 등을 확대해석하면서 단협개악의 여지를 넓혀가고 있다“면서 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인식 전 민주노동장 서울시당위원장 후보와 이성우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 홍영교 전국비정규연대회의 의장 등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한 목소리로 산별합의안 10장 2조가 삭제되어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높였다.
산별합의안 10장 2조를 두고 벌어진 보건의료노조와 서울대병원과 경북대병원 등의 지부간의 논란은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은 지난달 29일 총투표를 통해 89.9%의 찬성율로 보건의료노조 조건부 탈퇴를 결정한 바 있다. 노동조합은 보건의료노조가 공식 의결기관을 통해 내년 단체교섭에서 10장 2조를 삭제키로 결의하지 않는다면 탈퇴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토론회를 주최한 한 관계자는 “10장 2조는 차기 교섭에서 노동조합의 발목을 잡을 것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논란이 될 것이다”며 “대의원대회 등을 통해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재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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