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 세계 2위 제약 시장으로 급부상한 중국의 쑤저우에서 K-바이오의 혁신 기술이 다시 한번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올해는 기술 수출과 파트너십 구축이라는 실질적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민관이 긴밀한 협력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바이오 산업 박람회 중 하나인 '바이오 차이나 2026'은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3만명 이상의 전문가가 집결했다. 올해는 화이자, 노바티스 등 글로벌 빅파마와 우시앱텍, 항서제약 등 중국 혁신 기업 400여 개사가 참여하며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 사상 첫 '한국관' 출격…혁신 기술별 맞춤형 공략
올해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보산진),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코트라(KOTRA)가 협력해 최초로 운영한 '한국관'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21개사는 과거 개별 기업 중심의 참가 방식에서 벗어나, 전문 분야별로 결집해 체계적인 지원을 받으며 현지 파트너들의 높은 관심을 이끌어냈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분야는 단연 차세대 모달리티인 항체-약물 접합체(ADC)와 표적단백질분해(TPD)다.
중국 제약사들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ADC 파이프라인 확장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독보적인 링커와 페이로드 기술을 보유한 한국 기업들을 향한 미팅 요청이 쇄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링커-페이로드 플랫폼 기업인 인투셀은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차세대 ADC 기술력을 선보이며 현지 바이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오름테라퓨틱스는 TPD와 ADC를 결합한 분해제-항체 접합체(DAC) 기술을 통해 항암제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중국 대형 제약사들과의 기술이전(L/O) 논의를 진행했다.
여기에 임뮤즈테라가 자가포식 기반의 TPD 및 차세대 ADC 연구 성과를 공유하며, 한국이 글로벌 차세대 항암제 시장의 핵심적인 '기술 공급처'임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 'IV를 SC로' 제형 변경 플랫폼, 중국 시장 체질 개선 주도
환자 편의성을 높여 기존 의약품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제형 변경 및 약물전달 시스템(DDS) 분야 역시 한국관의 핵심 흥행 카드였다.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히알루로니다제 플랫폼을 보유한 알테오젠과 휴온스랩은 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SC)로 바꾸려는 중국 바이오베터 개발사들의 집중적인 타깃이 됐다.
이들 기업은 대규모 설비 투자 없이도 기존 파이프라인의 수명을 연장하고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실리적인 이점을 앞세워 파트너링을 이끌어냈다.
마이크로플루이딕스(미세유체) 기반의 장기지속형 주사제 기술을 보유한 인벤티지랩 또한 매일 투약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해결할 수 있는 독자적인 솔루션을 제시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개발 기술 역시 한국 바이오텍의 정밀한 R&D 역량을 보여주는 지표가 됐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자체 AI 플랫폼을 기반으로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의 임상 개발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한 사례를 발표했다.
신경계 질환 분야에서의 활약도 돋보였다. 아스트로젠과 쓰리브릭스테라퓨틱스는 각각 난치성 신경계 질환과 알츠하이머 등 퇴행성 뇌 질환을 타깃으로 하는 혁신 파이프라인을 공개했다.
특히 TRPML1 등 정교한 타깃을 공략하는 저분자 화합물 기술은 중국 내에서도 미충족 수요(Unmet Needs)가 높은 CNS(중추신경계)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전략적 무기라는 평을 받았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한 바이오 기업 관계자는 "사전 매칭된 파트너링 미팅 외에도 현장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며 K-바이오에 대한 현지의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단순한 기술 탐색을 넘어 중국 대형 제약사들이 우리 플랫폼의 구체적인 임상 데이터나 협력 방안을 진지하게 타진하는 등 실질적인 비즈니스 논의가 주를 이루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 전통 제약사 저력...개량신약 수출 집중
혁신 바이오텍들이 기술력으로 승부했다면, 탄탄한 제조 역량을 갖춘 전통 제약사들은 실질적인 제품 수출과 공동 상업화에 집중했다.
대원제약과 아주약품은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개발한 호흡기 및 비뇨기 분야 개량신약(IMD)을 앞세워 현지 유통망 확보를 위한 공격적인 비즈니스 미팅을 이어갔다.
현대약품의 당뇨병 치료제 파이프라인과 일양약품의 백혈병·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역시 임상 데이터의 신뢰도를 바탕으로 중국 빅파마들의 공동 R&D 제안을 이끌어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패치형 제제와 천연물 의약품 분야에서 노하우를 가진 SK케미칼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중국 시장의 특성에 맞춘 만성질환 관리 솔루션을 제시하며 단순 수출을 넘어선 현지 파트너십의 기틀을 마련했다.
행사 둘째 날인 13일 열린 'BioBD 로드쇼'는 K-바이오의 실력을 중국 현지에 각인시켰다.
국내 유망 6개사가 직접 피칭에 나선 이 자리에서는 ▲차세대 약물 전달 플랫폼(인투셀, 일리아스바이오) ▲신약 발굴 및 면역 조절(파로스아이바이오, 샤페론) ▲CNS 질환 정복(아스트로젠, 쓰리브릭스테라퓨틱스) 등의 기술이 소개되며 실질적인 사업화 성과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이번 행사의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추후에도 한국관 운영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흥원 관계자는 "이번 주 중으로 바이오차이나 2026에 참여한 기업들의 세부 성과와 미팅 현황 등을 확인해 최종 정리할 예정"이라며 "한국관 운영의 효용성을 확인한 만큼 제약바이오협회와는 내년에도 공동 운영을 이어가기로 구두 합의를 마친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코트라 등 유관 기관의 추가 참여 여부는 향후 논의가 필요하지만,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분위기"라며 "중국 시장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한국 기업들의 안정적인 진출 플랫폼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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