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수술 후 적절한 통증 관리는 임상현장의 오래된 과제다. 미국마취학회(ASA)는 지난 1월 발표한 심장 및 흉부수술, 유방절제술, 복부수술 환자의 수술 후 통증 관리 가이드라인(Girish J, et al. Anesthesiology. 2026;144(1):19-43)을 통해 수술 후 적절한 통증 관리가 환자의 기능 회복과 연관성이 있고, 수술 후 적절한 통증 관리가 되지 않을 경우 만성 통증, 나아가 삶의 질도 악화시킨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수술로 인해 중등도-중증 통증을 경험하는 환자의 약 75%에서 수술 후 통증이 적절하게 조절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가이드라인에서는 수술 후 적절한 통증 관리를 위한 방법으로는 다중 진통 요법(multimodal analgesia regimen)을 권고했다. 다중 진통 요법의 핵심은 적절하게 통증은 조절하되 오피오이드(opioid) 사용량을 줄여 수술 후 섬망, 장기능 회복지연, 오심, 구토, 호흡억제 등 합병증을 줄이는 것이다.

이렇듯 임상현장에서 수술 후 적절한 통증 관리와 오피오이드 사용량 감소가 화두로 다뤄지고 있는 가운데 메디칼타임즈는 비마약성(non-opioid) 계열 진통제인 오피란제린(제품명 어나프라®주)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오피란제린은 비보존제약에서 개발한 국내 최초의 혁신신약 진통제로(국내 신약 38호), 성인 환자의 수술 후 중등도-중증 급성 통증 조절에 승인받았다.
오피란제린 주제의 'Times Open Conference'에서는 삼성서울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김덕경 교수가 좌장, 김제연 교수가 발표연자, 민정진 교수, 방유정 교수, 이승원 교수가 토론패널로 참석해 허가를 위한 임상 3상과 새로운 적용전략 평가를 위한 추가 임상의 주요 연구결과와 임상현장 적용 시 고려해야 할 과제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다.
■오피란제린, 임상연구통해 단독요법 가능성 제시
- 진통효과, PCA 요구, 구제약물 요구에서 펜타닐 병용군과 유사
김제연 교수는 '수술 후 통증 관리를 위한 자가통증조절장치(PCA)를 적용한 진통요법에서 오피란제린(opiraserin)의 임상적 유용성' 주제의 발표에서 "오피란제린은 국내에서 2024년 12월에 허가 받은 비마약성(non-opioid) 계열 및 비NSAID성(non-NSAID)의 멀티 타깃(multi-target) 진통제"라고 소개했다.
오피란제린은 글라이신 트랜스포터 2(GlyT2) 억제를 통해 척수에서 억제성 신경 전달을 강화하고, 세로토닌(5-HT2A) 길항 작용을 통해 말초 및 중추에서 통증의 발생 및 증폭을 억제하는 기전이다.
김제연 교수는 우선 오피란제린 허가를 위한 임상 3상 결과에 대해 발표했다. K301(VVZ149-POP-P3-K301)로 명명된 이 연구는 복강경 대장 절제술 환자에서 오피란제린과 위약의 통증 감소 효과를 비교했다.
김제연 교수는 "수술 후 마취에서 환자가 깨어난 직후부터 10시간 동안 정맥투여한 결과 오피란제린은 위약 대비 우수한 통증 감소 효과와 오피오이드 약물 투여량 감소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양군 모두에서 펜타닐의 PCA를 허용했기 때문에 실제 오피오이드 사용이 과대평가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허가 임상 3상의 제한점도 함께 언급했다.
이런 허가 임상 3상의 제한점을 보완한 디자인으로 설계되어 최근 완료된 시험이 K203(VVZ149-PCA-K203) 연구이다. 김제연 교수는 "수술 후 PCA 통증조절요법에 오피란제린 외에 추가로 마약성진통제인 펜타닐이 반드시 필요한가를 확인하기 위해 추가 임상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K203 연구도 복강경으로 대장 절제술을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다. 환자들은 '오피란제린 PCA 단독요법'군(n=33)과 '오피란제린 + 펜타닐 PCA 병용요법'군(n=33)으로 분류됐고, 양군 모두 수술 봉합 시점에 약 30분 동안 오피란제린 180mg을 부하용량으로 정맥 투여받았다.
마취에서 깨어난 후에는 '오피란제린 PCA 단독요법' 또는 '오피란제린 + 펜타닐 PCA 병용요법'을 24시간 투여받았다. '오피란제린 PCA 단독요법'군에게는 오피란제린을 기저주입으로 시간 당 30mg, 추가 주입으로 오피란제린 10mg/bolus (lock-out 10분)를 투여했고 '오피란제린 + 펜타닐 PCA 병용요법'군에게는 기저주입으로 시간당 오피란제린 30mg + 펜타닐 12㎍, 추가주입으로 오피란제린 10mg + 펜타닐 4㎍/bolus (lock-out 10분)을 투여했다.
투여 후 0-8시간의 시점별 NRS 점수에 대해 ITT(Intention-to-treat) 분석을 진행한 결과(AUC 8) 양 군의 통증 강도는 모든 시간대에서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김제연 교수는 연구결과에 대해 "2시간 시점 NRS로 통증 강도도 양군 모두 4점 이하로 나타났다. 오피란제린 PCA 단독요법으로도 충분한 진통효과가 나타났고, 펜타닐 투여에 따른 추가적인 진통 효과는 관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오피오이드 사용량의 경우 '오피란제린 PCA 단독요법'군 95.5㎍, '오피란제린 + 펜타닐 PCA 병용요법'군 448㎍으로 약 4.8배의 차이가 나타났다.
그리고 환자가 추가적인 진통효과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직접 버튼을 눌러서 투여한 양을 반영한 PCA 사용 분석에서는 '오피란제린 PCA 단독요법'군과 '오피란제린 + 펜타닐 PCA 병용요법'군 간 PCA 요청 횟수, 요청에 따른 투여 횟수는 차이가 없었다.
이에 대해 김제연 교수는 " '오피란제린 + 펜타닐 PCA 병용요법'군의 오피오이드 사용량이 약 4.8배 높았음에도 양군의 진통효과는 유사했고, PCA 요구나 구제약물 요청에서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며 "이 결과들이 오피란제린 PCA 치료에 추가적인 오피오이드 투여가 반드시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안전성에 관련해서는 중대한 이상반응, 새로운 안전성 징후는 관찰되지 않아 오피란제린이 전반적으로 양호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제연 교수는 "이번 임상 결과는 최근의 수술 후 조기회복 프로그램(Enhanced Recovery After Surgery, ERAS)에서 강조되는 다중 진통 요법의 필수요소인 오피오이드 사용량 감소에 오피란제린이 의미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 오피란제린, 향후 연구 방향은?
토론에서는 이번 임상 이후 연구 방향에 대한 내용이 논의됐다.
민정진 교수는 "이번 시험의 결과가 매력적이지만, 파일럿 연구여서 연구에 포함된 환자 수가 많지 않았다. 대상 환자수가 더 많은 연구에서 수술 후 첫 가스배출 시기(time to first flatus) 단축에 초점을 맞춰 오피란제린의 수술 후 회복에 대한 영향을 평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김제연 교수는 "수술 후 마약성 진통제 사용량 감소를 통해 장운동 회복 촉진과 수술 후 구역/구토 예방 등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이러한 효과는 대상 환자수가 더 많은 추가 연구를 통해 검증된다면 통계적으로 신뢰성 있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김덕경 교수는 "2개의 임상이 복강경이기는 하지만 통증 정도가 높은 대장 절제술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다"고 지적하며, "통증 정도가 낮은 수술(minor surgery)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펜타닐과 직접 비교해 오피오이드 사용과 구제약물 사용량을 평가하는 연구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방유정 교수는 "수술실에서부터 다중 진통 요법에 오피란제린을 사용하고 회복실로 이동하면 수술 직후의 통증 점수를 더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연구 디자인에 관련된 추가 의견을 제시했다.
■ 적정 약물투여를 위한 대안 필요
이와 함께 임상현장 적용 시 고려해야 할 사항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류했다.
김덕경 교수는 "임상시험에서 수술 종료 30분 전에 부하용량으로 180mg을 투여하고 수술실에서 오피오이드 50㎍를 투여했고, 이후 오피란제린은 1000mg, 라모세트론 0.3mg에 식염수를 더해 총 200mL를 PCA를 활용해 지속주입과 간헐적 주입(bolus) 로 투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PCA 없이 임상현장에서 약물을 투여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도지플로우(dosi-flow) 다이얼 인퓨져를 사용하는 것이다. 오피란제린 100mL을 생리식염수 100mL에 혼합한 용량을 70mL/hr로 다이얼을 세팅해 30분 간 부하용량 35mL를 투여하고, 이후 유지용량은 10mL/hr로 설정하여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단 김덕경 교수는 임의로 환자가 도지플로우의 다이얼을 조정할 수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적정 투여 용량보다 빠르게 투여하면 혈중농도가 높아져 오심, 구토, 어지럼증 등의 부작용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 "비마약성-비NSAID의 양호한 안전성에 기대"
마지막으로 김덕경 교수는 "오피란제린은 비오피오이드-비NSAID 약물이기 때문에 두 계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회피할 수 있으면서도 오피오이드에 견줄 수 있는 강력한 진통효과를 보인다"고 정리하며 "향후 실제 사용사례와 사용전략을 기반으로 신뢰감 높은 구체적인 사용 가이드를 마련해 가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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