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국내 의료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중동 국가에서 잇따라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현지 시장 진출의 신호탄을 쐈다.
향후 이란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 'WHX Dubai 2026'에서의 성과가 가시화되며 K-의료기기의 중동 시장 진출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7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로킷헬스케어는 전날 사우디아라비아 의료기업 라이프호프와 만성신장질환(CKD) 예측 AI 플랫폼에 대한 기술 라이선스 및 접근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로킷헬스케어는 사우디 내 알바얏 메디컬 타워 등 주요 병원 네트워크 및 보험 급여 체계와 연계한 서비스를 선보인다.

이에 따라 로킷헬스케어는 자사의 CKD 예측 알고리즘을 현지 병원 네트워크와 연계된 플랫폼에 통합 제공, 순매출의 20%를 로열티로 수취하게 된다. 검사 단가는 건당 약 100달러 수준으로 책정됐으며, 이를 발판 삼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쿠웨이트 등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로의 확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웨어러블 AI 진단모니터링 기업 씨어스 역시 아랍에미리트(UAE) 최대 헬스케어 그룹 퓨어헬스의 자회사 원헬스와 모비케어 기기 유통 계약을 맺었다. 계약 기간은 3년이며 최소 공급 규모는 약 220억 원(1470만 달러) 수준이다.
이번 계약은 단순히 기기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기 공급 이후 검사와 데이터 분석 매출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수익 구조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씨어스는 3년간 최소 10만 5000대 이상의 모비케어를 공급해 UAE 진단 시장에 안착한 뒤, 입원 환자 모니터링 플랫폼인 씽크로 사업 범위를 넓힌다는 전략이다.
이에 의료산업계에선 이란 전쟁으로 중단됐던 중동 기업과의 실무 논의가 지난달 협상 국면으로 급진전된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실제 지난 3월 KIMES 2026 당시 이란 전쟁 여파로 중동 바이어들의 참가가 급감하며 업계 우려가 컸다.
다만 5월 들어 종전 양해각서(MOU) 초안이 제시되는 등 협상이 진전을 보이면서 반전 기회를 맞은 모습이다. 향후 종전 협상이 마무리된다면 우리 기업들의 중동 진출이 가속할 것이라는 기대다.
중동 시장은 국내 기업에게 단순한 수출처 이상의 전략적 가치를 지닌다. 중동 지역은 인구 대비 전문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AI 진단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높은 덕분이다. 또 사우디의 비전 2030 등 국가 주도의 대규모 디지털 의료 전환 정책이 시행 중이다.
특히 UAE와 사우디는 정부 주도의 통합 의료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용이해 AI 알고리즘 고도화를 위한 실증 사업을 전개하기에 유리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또 고혈압과 당뇨 등 만성질환 유병률이 국내 대비 3~4배 높아 예방 중심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이 안착하기 좋은 구조다.
특히 올해 초 열린 WHX Dubai 2026에서, 국산 의료기기에 대한 중동 국가의 높은 관심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당시 씨어스, 웨이센, 수젠텍 등 국내 기업들은 현지 대형 유통사 및 의료 그룹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판로 개척 기반을 닦은 바 있다.
WHX Dubai 2026에서 국내 기업들의 한국관 참여를 주도했던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역시, 향후 현지 정세가 안정된다면 후속 성과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진흥원은 중동 시장 변화와 관련해 과거 의료기기 시장 중심이 유럽이었다면 지금은 중동으로 축이 이동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전시회 종료 후 3~4월경 후속 미팅을 통해 협력을 구체화해야 했으나 전쟁 여파로 일정에 차질이 생겼었다는 진단이다.
다만 향후 정세가 안정되면 미뤄졌던 성과들이 계속해서 나올 것이라고 봤다. 진흥원 차원에서도 UAE 아부다비 지사를 필두로 현지 진출 국내 기업들의 사후 관리와 후속 지원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진흥원 관계자는 "중동은 과거 의료기기 시장의 중심이었던 유럽을 대신해 국내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해지는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라며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아랍 헬스 이후 기대됐던 전시회 참여나 후속 논의가 다소 지연된 측면이 있다. 다만 정세가 안정화되면 공급 계약이나 MOU 등 국내 기업들의 실질적인 성과가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흥원은 아부다비 지사를 활용해 현지에서 국내 기업들의 MOU 체결과 사후 관리를 밀착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존 사업과 연계해 필요한 지원을 지속해서 제공하고 있다"며 "현지 지사가 중동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들의 매개체 역할을 수행하며 후속 성과 창출을 위한 모니터링과 지원 활동을 펼쳐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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