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2016년도 유형별 수가협상
새벽 2시. 2016년도 유형별 수가협상이 끝난 시각이다.
마감시한을 넘기면서까지 협상은 이어졌지만 0.1% 인상을 놓고 국민건강보험공단과 6개 유형을 대표하는 공급자 단체들은 끝없는 '눈치싸움'을 해야만 했다.
건보공단이 전 유형에 야심차게 제안했던 '진료량 연동 목표관리제'라는 부대조건은 결국엔 올해도 유명무실해졌다.
이런 와중에 대한의사협회는 극적 타결을 달성하며 '선방'했다.
특혜 의혹이 불거진 대한병원협회는 최종 합의를 이루지 못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행을 결정했다.
의협은 마감시간이 지난 2일 오전 00시 33분 수가협상을 가장 먼저 완료했다. 부대조건 없이 2.9%(3%와 같은 효과)를 인상하기로 했다.
뒤 이어 이러진 대한약사회의 수가협상에서는 앞서 이뤄진 의협 협상타결과 맞물려 이보다 0.1% 높은 3.0%(3.1%와 같은 효과)를 인상하는데 합의했다.
의협과 약사회의 수가협상은 마치 첩보전을 방불케 했다.
건보공단이 의협과의 수가협상 중간에 약사회를 호출해 협상장 바로 옆 회의실에 약사회를 대기시켜 놓은 것.
의협과의 협상 직후 바로 옆 세미나실에서 대기하던 약사회 측이 건보공단과 바로 협상에 돌입해 부대조건 없이 3.0% 인상하는데 합의한 것이다
이와 함께 대한한의사협회는 최종 2.2%(2.3%와 같은 효과) 인상에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원가 제출 거부하고 건정심 택한 병협
수가협상이 진행되며 특혜 의혹이 불거졌던 병협은 건보공단이 최종 제시한 1.4%를 거절하며 최종 건정심행을 택했다.
당초 목표관리제와 함께 '54개 병원의 ABC 원가자료' 제출을 부대조건으로 협상에 임했던 병협은 최종적으로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미 2차 협상 시부터 목표관리제는 거부하기로 입장을 정한 병협은 막판 협상까지 원가자료 제출이라는 부담조건을 고심했다.
하지만 원가자료 제출이라는 부대조건 합의에 따른 추가인상률을 건보공단이 0.3%로 제시한 것을 감안 했을 때 이를 합의하기에는 인상률의 수치가 미미해 합의 시 회원 병원 설득에 부담감을 느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협상단장인 이계융 상근부회장은 처음부터 합의할 수 없는 안을 건보공단이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계융 상근부회장은 "1.4%의 인상안을 건보공단이 제시했지만 합의할 수 없었다"며 "도저히 회원들에게 설명할 수 없었다. 협상 결렬에 따른 병협이 할 수 있는 필요한 조치를 강력하게 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건보공단이 제시한 1.9% 인상률을 고심하던 대한치과의사협회는 병협과 함께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건정심행을 택했다.
막판까지 부대조건을 거부한 채 2.0% 인상을 요구한 치협은 건보공단과 0.1%라는 인상률의 절충점을 찾지 못해 건정심에 가기로 결정했다.
추가재정소요분 6503억원 "2개 단체 결렬 유감"
모든 유형과의 협상을 마무리한 건보공단은 최종 추가재정소요분인 밴딩폭을 공개하면서, 병협과 치협의 건정심행에 대해선 유감을 표시했다.
건보공단이 최종 공개한 최종 밴딩은 6503억원으로 평균 수가인상률은 1.99%다.
이는 올해 투입된 재정인 6718억원보다 200억원이나 감소한 것이다.
건보공단 이상인 급여상임이사는 "협상 결과 병협과 치협은 결렬이 됐다"며 "가입자 측의 요구사항을 성실하게 이행하면서 협상에 임했지만 2개 단체가 결렬됐다.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공급자와 가입자 간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했고 서로가 주장하는 점이 괴리가 있었다"며 "건보공단은 협상을 성사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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