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 전면 폐쇄 들어간 강동경희대병원|
강동경희대병원이 사실상 병원 전면 폐쇄에 돌입했다. 국내에 대학병원에 설립된 이래 사상 최초 사례다.
투석실에서 신장 투석 환자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아 병원 부분 폐쇄에 들어갔던 것이 불과 3일전. 이때까지만 해도 아무도 이러한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다.
하지만 결국 응급실에서 확진자가 또 한명 나오면서 강동경희대병원은 메르스에 백기를 들어야했다. 보건당국도 결국 22일 병원 폐쇄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온 힘을 다해 메르스와 맞섰지만 결국 문을 닫아걸어야만 했던 강동경희대병원. 과연 그곳에서 어떤 일이 있는지 메디칼타임즈가 찾아가 봤다.
병원 폐쇄 첫 날인 22일 역시나 병원 앞은 한산했다. 주변 거리 조차 거니는 사람이 없었고 그나마 지나는 사람들은 모두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병원 문이 닫혔다는 사실은 정문에서부터 느낄 수 있었다. 취재 차량이 병원으로 들어서자 마자 경비가 길을 막아섰다.
병원 진입을 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 명함을 전하고 취재 목적을 한참 설명한 뒤에야 겨우 문 안쪽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그렇게 들어선 주차장은 강동경희대병원의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불과 몇일 전만해도 자리를 찾을 수 없어 몇바퀴나 돌아야했던 주차장은 한눈에 보기에도 을씨년스러울 만큼 텅텅 비어있었다.
그나마 자리를 채운 차량은 출입증이 부착된 교직원들의 차량이었다. 환자와 면회객의 진입을 금하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병원 입구는 매우 바쁘게 돌아가는 분위기다. 모든 출입구를 막고 본관 현관만이 열려 있었고 그 곳에는 의료진이 일렬로 서서 모든 입출입객을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
열 감지 카메라를 지나가면 의료진이 직접 체온을 측정했고 뒤이어 간호사가 손 소독제를 내밀며 세척을 요구했다.
그대로 통과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손의 알콜이 마르자 마자 문진표를 내밀었고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와 방문 병원이 있는지를 모두 체크한 후에야 카메라를 꺼낼 수 있었다.
이 과정을 통과하고 카메라를 꺼내는 순간에도 약간이나마 미열이 있거나 의심될만한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속속 예진실로 자리를 옮기고 있었다.
그곳에는 교수들이 직접 환자들의 몸을 체크하며 문진과 진찰을 통해 꼼꼼히 상태를 살펴보는 중이었다.
그렇게 10분 여 진찰을 받은 뒤 메르스로 의심할만한 단 하나의 증상도 없다는 것이 확인된 이후에야 겨우 본관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미 2주전부터 이러한 철저한 점검 과정을 거쳤지만 메르스를 막지 못했다는 것이 너무 답답해요. 그동안의 노력이 모두 수포로 돌아간 거잖아요. 그렇게 노력했는데.."
로비로 들어서 만난 강동경희대병원 관계자의 말이다. 실제로 강동경희대병원은 메르스를 막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직원들의 상실감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말이다.
아무도 없을 것이라는 예측을 깨고 로비에는 듬성듬성 내원객들이 앉아있었다. 처방전을 타러 온 환자의 보호자들이었다.
너무나 순식간에 병원 폐쇄가 결정되면서 강동경희대병원은 아직 재진 환자들에 대한 조치를 생각하지 못한 상태다.
특히나 삼성서울병원의 사례로 원격진료가 논란에 휩쌓이면서 마땅한 대안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환자와 보호자들이 직접 병원을 오는 수 밖에 없는 셈이다.
강동경희대병원 관계자는 "사실 내진보다는 처방전을 타러 오는 재진 환자들인데 이것 하나 때문에 굳이 폐쇄된 병원에 오셔야 하나 생각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방법이 없으니 어떻게 하겠냐"고 되물었다.
환자들이 입원한 병실은 직원들도 출입이 금지될 만큼 철저히 보호되고 있었다. 이미 두번이나 메르스에 뚫린 만큼 절대로 더이상은 지지 않겠다는 의지가 투영되는 모습이다.
다만 의료진과의 대화를 통해 현재 상황을 전해들을 수는 있었다. 이미 투석실에 있던 환자들의 대부분이 격리 병실로 속속 들어오고 있다는.
강동경희대병원 의료진은 "보건당국과 협조를 통해 투석실에 있던 환자 대부분이 이미 1인 격리실로 옮겨진 상태"라며 "증상이 없는 환자들도 모두 사실상 격리 상태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병원 전체가 격리 병상으로 전환됐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라며 "당분간은 이 상태를 유지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취재를 끝내고 나서는 길. 병원 입구부터 진입로까지 지역 주민들이 걸어놓은 현수막이 가득했다.
라이온스클럽 등 지역 커뮤니티부터 중식업연합회, 화훼업연합회 등 상인들은 물론 A아파트 주민 일동 등 인근 주민들까지 모두가 강동경희대병원을 응원하고 있었다.
그러한 응원의 목소리는 진입로에서 빠져나오는 순간까지 계속해서 현수막이 이어지며 줄을 이었다. 아무도 강동경희대병원을 비난하는 이는 없었다.
강동경희대병원은 어제 병원 본관에 '힘내자 강동경희대병원'이라는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다. 그 누구도 아닌 그들이 스스로에게 전하는 응원의 메시지다.
강동경희대병원 관계자는 "마스크 하나로 메르스와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며 "주민과 환자들이 한마음으로 바라듯 반드시 메르스를 이겨내고 진료실 문을 다시 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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