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했거나 경유한 병의원이 총 87곳(22일 기준)에 달하면서 진료과를 불문하고 환자 급감의 태풍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메르스 확진자 발생·경유기관 명단에 이름이 오르내린 병의원과 명칭이 비슷한 의료기관에서는 "메르스 발생 기관이 아니느냐"는 오해 때문에 그 피해 정도가 더 크다는 게 일선 병의원의 하소연이다.
22일 일선 병의원에 문의한 결과 메르스 발병이 전국적인 이슈로 부상한 이후 환자 감소와 이에 따른 매출 부진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충남의 S 의원 원장은 "과를 불문하고 전체적으로 환자 급감에 시달린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린다"며 "지난 주 1억원을 들여 인테리어 공사를 마쳤는데도 메르스 태풍을 피해갈 순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동료 의원들이 환자가 없다는 문자를 보냈길래 우리 의원의 텅 빈 내부를 찍어 사진을 전송하기도 했다"며 "병원내 메르스 감염을 우려한 환자들이 외출을 자제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인근 W 의원 원장은 "환자가 전년 동기 평균 50% 이하로 줄어든 것 같다"며 "노년 층 환자들 중에는 자식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의원에 왔다는 말도 종종한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환자들 사이에서 병의원에 가면 원내 감염 우려가 있다는 잘못된 인식이 있는 것 같다"며 "의사들 사이에서는 지난 해 세월호 사태에 따른 내수 경기 부진에 이어 메르스가 다시 한번 결정타를 먹인 건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덧붙였다.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했거나 경유한 병의원이 총 87곳(22일 기준)에 달하면서 엉뚱한 피해에 시달리는 의료기관도 속출하고 있다.
메르스 확진자 발생·경유기관 명단에 이름이 오르내린 병의원과 명칭이 비슷한 의료기관까지 환자가 오지 않는 불똥을 맞고 있는 것.
확진자 발생기관은 ▲서울아산병원 ▲여의도성모병원 ▲서울강동 365▲서울열린의원 ▲평택성모병원 ▲평택굿모닝병원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충남아산 서울의원 등이다.
경유 기관은 ▲하나로의원 ▲연세우리내과의원 ▲성모가정의학과의원 ▲소망이비인후과의원 ▲365연합의원 ▲수지미래산부인과의원 ▲속편한내과의원 등이다.
문제는 해당 기관들의 명칭이 대부분 지역명을 조합하거나 '365', '속편한', '연세' 등 병원 명칭에 흔히 들어가는 단어를 조합한 의원들이라는 점. 평택이나 수지 등 해당 지역에 속한 병의원들은 덩달아 메르스 발생 기관이 아니냐는 오해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로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아산충무병원에서 1명의 환자가 경유 입원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비슷한 명칭의 기관들도 환자 급감의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충무병원 인근의 A 개원의는 "본인의 기관 명칭에 충무가 들어가기 때문에 환자들도 비슷한 기관으로 오해하거나 착각하는 사례가 종종있다"며 "찾아오는 환자들 중 일부는 메르스 발생 기관이 아니냐고 묻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평균 80평 이상의 환자를 봤지만 명단이 공개된 이후 지난 주 토요일에는 19명의 환자를 보는데 그쳤다"며 "이러다 진짜 망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고 하소연했다.
의원 명칭에 '메디'를 사용한 B 의원 원장 역시 비슷한 기관 명칭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는 "메르스 관련 병의원 명단에 메디를 활용한 기관들이 종종 보인다"며 "그런 영향 때문인지 환자들도 '이 병원이 메르스 발병 병원이냐'는 문의를 해 올 때가 가끔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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