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계의 지각 변동이 일어날 수 있는 사안이다. 하지만 정부는 졸속으로 일을 처리하고 있다."
지난 20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한병원협회가 공동으로 마련한 '2015년 의료질평가지원금 제도 설명회' 자리는 일선 병원들의 성토의 장이나 다름없었다.
앞서 복지부가 발표한 '의료질평가지원금' 제도는 3대 비급여 개편에 따른 선택진료제도 보상방안인 '의료질향상분담금'이란 명칭에서 변경된 것으로, 대상은 선택진료제도 개편으로 손실액이 발생된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이다.
평가는 5개영역 37개 지표를 중심으로 기존에 제출된 자료와 오는 24일까지 제출되는 추가 자료를 바탕으로 오는 9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병원들은 오는 9월로 예정된 의료질평가지원금 제도 시행 시기를 놓고 문제를 제기하는 의견들이 적지 않았다.
지난 5월 말부터 시작된 메르스 사태로 인해 주요 병원들이 막대한 재정적 손해를 본 상황에서 제도시기를 다소 유예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울의 A병원 보험심사 팀장은 "병원들이 메르스 사태로 인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인데 제도를 강행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며 "일단 내년으로 제도 시행 시기를 유예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먼저"라고 지적했다.
경남 창원의 C병원 관계자는 "사실 올해 초부터 언급이 돼 왔지만 이렇게 갑자기 발표가 되니 한 마디로 멘붕이 왔다"며 "솔직히 병원들에게 진행하는 평가가 너무 많아 부담스럽다. 대형병원은 모르겠지만 중형 종합병원들은 인력 충원이 쉽지 않은 상황인데, 평가만 계속 늘어나니 업무만 가중되는 꼴"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아울러 현재 복지부가 마련한 의료질평가 지표상으로는 자칫 병원들의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경기도 B종합병원 관계자는 "지원금이 일당 수가 형태로 지급된다면 의사 수나 간호사 수가 많으면 보상을 많이 받는 형태로 병원들의 무한경쟁을 부추기는 꼴"이라며 "이렇게 되면 인력확보가 유리한 대형병원들이 보상을 받는데 더 유리하게 된다.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수가 지급도 일당 수가 형태로 지급하기보다는 입원 및 외래환자 수를 등급으로 나눠 등급별로 보상하는 형태가 낫다"고 제안했다.
설명회를 마련한 복지부는 제도 시행이 빠르게 추진되고 있는 점은 동의하지만, 이를 위해 이의신청 기간 등 충분한 절차를 거칠 예정이라고 제도 강행의지를 내비쳤다.
복지부 조충현 서기관은 "메르스 사태로 인해 의료진들이 고생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도 시행 공고가 나와 병원들이 당황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의료기관에서 답답한 것은 이해하지만 9월 시행을 목표로 이의신청 및 충분한 자료제출 기간을 확보해 드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의료질평가지원금 제도에 따른 수가를 설계할 때 2014년도 입원 및 외래 자료를 토대로 만들었다"며 "메르스 사태로 인한 환자 감소와는 별개로 이뤄졌으며, 내부적으로 내년 2월 모니터링을 통해 추가적인 수가 보상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조 서기관은 의료질평가지원금 제도는 선택진료제 보상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선택진료제 개편으로 인한 손실이 큰 병원이 지원금을 많이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서기관은 "이번 제도는 선택진료제 개편에 따른 보상방안으로 설계됐기 때문에 선택진료제 개편에 따라 손실이 큰 만큼 지원금 규모가 커지는 구조"라며 "손실액 규모가 크지 않은 종합병원급 80여개는 의료질평가 지표를 생성하는 과정에서 보상을 받기 쉽지 않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고 밝혔다.
그는 "의료질평가지원금 제도는 선택진료제 보상 차원이기 때문에 종합병원급 이상이 대상이 될 것"이라며 "향후 병원급까지 확대해서 적용하는 것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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