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 정진엽 신임 보건복지부 장관이 취임했다. 지난 1948년 복지부의 전신인 사회부 전진한 장관 이후 52번째 장관이다. 우리는 지난 2000년 8월 최선정 장관 이후 지금까지 모두 14명의 장관을 맞았으며, 이들의 평균 임기는 1.07년이었다.
국민의 보건복지 정책을 책임지는 국가기관 수장의 임기라고 하기엔 초라한 것이 사실이다.
장관의 재임기간이 짧다고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사회안전망 확충 ▲전 생애에 걸친 건강한 삶 보장 ▲노후생활 안정 지원이라는 복지부의 핵심 과제를 이해하고 이를 위한 정책을 선도하기에는 짧은 감이 없지 않다.
해외 선진국은 특별한 사건 또는 개인의 비리가 없는 이상 장관의 임기는 행정수반과 같이 하는 경우가 많다. 장관의 충분한 재임기간을 보장해주는 것은 지금까지의 정부 정책을 계승하거나 부족한 정책을 보완할 뿐 아니라 자신의 신념을 실천하기 위해 중요한 조건이다.
언제 물러날 지 모르는 상황에서 국민의 건강과 삶을 아우르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보건복지 정책을 기획하고 수행한다는 것은 장관 개인의 역량을 떠나 쉽지 않다.
정진엽 신임 장관이 보건복지부 수장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국민을 위한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선 그에 맞는 재임기간이 보장돼야 할 것이다.
그런데 신임 복지부 장관에겐 재임기간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그의 철학과 신념이 국민에게 닿아 있느냐는 점이다.
정진엽 신임 장관이 후보자 시절 원격의료, 논문표절 등 숱한 의혹이 제기됐으며 아직까지 상당수 국민은 개운치 못한 시선으로 정 신임 장관을 바라보고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원격의료에 대한 정 신임 장관의 소신이다.
정 장관은 지난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질의 답변서를 통해 의사와 환자간 원격의료와 해외환자 유치 등 현 정부의 보건의료 중점 추진과제에 찬성 입장을 표명했다.
당시 후보자 신분이었던 정 장관은 "원격의료는 공공의료를 수행하는 유용한 수단이며, 우수한 의료인력과 IT를 융합해 의료서비스가 닿지 않은 도서지역, 군부, 해양, 교정시설 등에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라며 "원격의료는 의료세계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런데 정 장관은 불과 하루만에 말을 바꿨다.
2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정진엽 후보자는 "의료영리화 자체를 반대하는 사람"이라며 "세계에서 벤치마킹하는 국민건강보험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의료민영화, 영리화는 필요없다고 생각한다"고 전날과 다소 상반된 의견을 표명했다.
23일과 24일 각각 다른 주장 중 어느 것에 그의 철학과 소신이 담겨 있는지 국민은 헷갈릴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불안을 떨칠 수 없다.
하루만에 말을 바꾼 그의 철학과 소신은 과연 국민에게 닿아 있을까, 아니면 "장관되기 참 쉽죠, 잉"이라며 그의 행보를 끝까지 부정한 국회의원의 말처럼 '자리'를 향한 변심이었을까.
지금 단계로선 해답을 내릴 수 없다. 오늘부터 정 신임 장관이 풀어야 할 숙제인 것이다.
정 장관이 분당서울대병원장 재직 시절 의료수출을 적극 추진해 온 의료산업화의 대표주자라며 내정의 배경에는 의료영리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있는 것 아니느냐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황에서 국민의 눈에 그가 '의사' 출신 전문가 장관으로 보일 지, 아니면 의혹대로 의료영리화를 위한 정부의 포석으로 보일 지는 모두 장관 스스로 입증해야 할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정진엽 신임 보건복지부 장관의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그의 장도(壯途)가 장도(長道)에 머물기 바라며, 그 길이 정도(正道)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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