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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건대병원 "집단폐렴 이후 환자 발길 뚝"

발행날짜: 2015-11-05 15:30:23

양정현 의료원장 "청정병원" 호소…응급실·외래 여파 심각

건국대병원에 메르스 당시 공포가 되살아나고 있다. 감염 확산 얘기가 아니다. 유언비어로 인한 환자 급감에 대한 얘기다.

건국대병원 양정현 의료원장은 5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집단 폐렴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지만 신속하게 대처해 현재 추가 발병 환자가 없다"며 "무엇보다 집단폐렴 발병 환자는 모두 전원한 상태로 감염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집단 폐렴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로 실태를 파악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지금 이대로 손 놓고 있기엔 병원의 피해가 극심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로 건국대병원은 지난 6월, 메르스 관련 유언비어로 환자가 반토막 나는 등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여기에 최근 건국대학교 동물생명과학대학에서 연구실에 상주하는 연구원 수십명이 집단적으로 원인을 알 수 없는 집단 폐렴이 발생,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환자가 급격히 감소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한설희 병원장에 따르면 평일 응급실 내원 환자는 하루 120명~150명에 달하는 데 최근 80명 내외로 감소했으며 특히 소아환자는 발길을 끊었다.

건강검진센터의 경우에도 평일 검진 취소율은 5%에 불과했지만 이번 사태 이후 검진 취소율은 20%에 달한다.

외래 진료 및 병동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감염내과 유광하 교수는 "평소 입원환자 수가 20여명에 달했지만 오늘 아침에 확인해보니 3명에 불과하더라"며 "메르스 당시 공포로 건대병원 내원 자체를 꺼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언비어로 환자 발길 뚝…억울한 건대병원

건국대병원이 억울한 부분은 제2의 메르스 사태를 막아보고자 원인을 알 수 없는 감염병에 대해 신속하게 적극 대응했는데 결과가 너무도 참혹하기 때문이다.

발빠르게 감염 확산을 차단한 것을 높이 사기 보다는 '건대병원에 가면 폐렴에 감염될 수도 있다'는 공포심이 빠르게 퍼져나가면서 환자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것.

건대병원이 밝힌 집단폐렴 환자 진료 일지
실제로 건국대병원은 25일(일요일), 응급실을 경유해 입원한 환자의 엑스레이 촬영 결과 '비정형 폐렴'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26일(월요일) 오후 이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 2명이 입원, 검사를 실시한 결과 27일(화요일) 앞서 입원한 환자와 연구원인 사실을 확인하고 즉각 질병관리본부 측에 신고접수 절차를 밟았다. 건국대학에도 추가환자 발생 여부를 확인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리고 28일(수요일) 오전 즉각 국가 지정병원으로 후송 결정을 내리고 당일 오후 선별진료소를 마련해 추가 감염경로를 최소화했다.

건국대병원 감염내과 유광하 교수는 "추가 감염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최초 환자와 접촉했던 의료진, 그와 함께 입원했던 환자 등의 신변을 모두 파악, 보건소에 신고했다"며 "병원 내에서도 능동감시 대상자를 선정, 관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메르스 사태를 만들지 않으려고 최대한 신속하게 신고하는 등 감염 확산 방지에 최선을 다했는데 선의의 피해가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최초 감염 환자환자는 즉각 타 병원으로 전원했으며 이후로도 선별진료소를 운영,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는 아예 병원 출입을 못하도록 조치했다는 유 교수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양 의료원장은 "왜 집단 폐렴이 발생했는지 원인이 밝혀져야 지금의 오해가 사라지겠지만 일단 그 기간동안 병원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재생산되는 것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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