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규제기요틴 민관합동' 회의로부터 이름도 생소한 '기요틴'이라는 단어가 의료계를 흔들기 시작했다.
정부가 내년 규제개혁 방안으로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과 비의료인의 카이로프랙틱 서비스 및 예술문신 제공 허용 방안 검토를 추진키로 했다는 소식이 의료계를 강타한 것.
규제 기요틴이란 비효율적이거나 시장원리에 맞지 않는 규제를 단기간에 대규모로 개선하는 규제개혁 방식을 말한다.
지난 10월 의사협회는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개최하고 규제기요틴 저지 목소리를 높였다.
기요틴(guillotine)은 본래 18세기 프랑스대혁명 당시 사용된 처형기구인 단두대를 뜻한다. 기요틴의 파급력은 단어 그대로 의-한의 관계를 단두대처럼 분리시켜놨다.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허용에 대한 의-한의계의 입장차를 좁히고자 국회 차원의 입법공청회가 열렸지만 갈등의 불씨를 새로운 곳으로 옮기는 역할에 그쳤다.
김용익 의원의 제안대로 의협과 한의협, 의학회와 한의학회가 참여하는 협의체가 구성됐지만 논의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지 못했다.
의협은 의료일원화를 통해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논의를 원천봉쇄한다는 입장이었던 반면, 한의협은 현대 의료기기를 최우선 과제로 논의하지 않는 한 어떠한 타협도 없다고 평행선을 달렸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양 협회의 의견을 수렴한 후 중재안을 내놨지만 갈등의 수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복지부 중재안은 ▲의료일원화, 의료통합을 2030년까지 완수 ▲복지부 산하에 의료일원화 기구 신설 ▲의료-한방의료간 교차 진료 단계적 확대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확대 등이 포함돼 있다.
이에 의료계는 복지부가 한의사에 대한 의사 면허 부여를 추진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 복지부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의료일원화를 추진한 추무진 집행부에도 전이됐다.
의협 회관 앞에서 화형식을 개최한 최대집 의료혁신투쟁위원회 대표는 "추무진 회장의 섣부른 의료일원화 주장이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주장에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며 "즉각적인 의-한 정책협의체 탈퇴를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복지부는 올해 안으로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관련 쟁점들에 매듭을 짓는다는 방침.
시도의사회를 비롯한 여타 의료계단체들이 의료일원화 논의 중단과 함께 한방 현대 의료기기 허용시 파업 등 대정부 투쟁을 주장하고 있어 2016년에도 규제기요틴이라는 화두는 현재진행형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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