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생기면 서로 협의해서 해결하자"며 16년 전 호기롭게 성형외과를 공동개원한 김 모 원장과 박 모 원장.
'잘 할 수 있다'는 초심도 잠시. 직원 사이 발생한 다툼을 놓고 김 원장과 박 원장은 의견 충돌을 빚었고 갈등의 틈이 생겼다.
한 번 벌어진 틈은 직원 관리, 병원 운영 등 전반전인 부분에서 의견차를 빚으며 점점 더 벌어졌다.
김 원장은 "문제 발생 초기에는 동업 유지를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해봤지만 이미 감정이 상할 만큼 상해서 해결책을 못 찾고 이런 지경에 이르렀다"고 토로했다.
김 원장이 말하는 '이런 지경'은 한 공간 안에서 두 개의 의원이 운영되고 있는 것을 말한다. 2명의 원장과 8명의 직원이 두 패로 나눠졌다. 김 원장과 박 원장은 각각 다른 간판을 내걸고 직원도 3명과 5명으로 갈라지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진 것.
한 지붕 두 가족 살림을 한지도 벌써 3년이나 됐다. 갈등의 시간이 길어지자 병원 매출 감소는 물론, 김 원장의 건강에도 이상신호가 왔다.
그냥 의원을 접으면 깔끔하게 해결될 일인데, 왜 이들은 선뜻 헤어지지 못하고 있을까.
개원 컨설팅 전문 업체 골든와이즈닥터스 김용기 센터장은 "시작부터 첫 단추를 잘못 끼웠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들 사이에는 처음부터 동업 계약서가 없었던 것이다. 헤어지려고 하니 수익분배, 인센티브 등에서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생겨 이별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개원 시장에 공동개원이라는 개념이 등장한지는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아직도 계약서 쓰기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김용기 센터장은 "공동개원 대상을 보면 동문 선후배, 친구, 지인 소개, 한 지역에서 각자 개원하다 의기투합, 가족 간 동업이 대부분"이라며 "얼굴을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다 보니 계약서를 작성하자고 하는 것이 신뢰를 해한다고 생각해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현실을 설명했다.
이어 "동업 계약서를 작성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작성해 놓은 동업 계약서에 이름만 바꿔 계약서를 작성하는 게 대다수"라고 덧붙였다.
이렇다 보니 동업을 하면서 문제가 생기면 이미 감정까지 상할 대로 상해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동업 계약서가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친분보다 '경영자'라는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김 센터장은 "동업자끼리 충분한 대화를 통해 서로의 성향을 충분히 파악하고 비전은 무엇인지, 동업을 통해 바라는 점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을 가장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업자가 충분히 나눠봐야 할 대화 내용은 이렇다.
각자가 출자할 수 있는 금액 및 투입 가능 시기, 지분 구조 등에 대해 서로 확실히 파악하고 각각의 동업자가 생각하고 있는 위치, 규모, 장비 등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 서로 자신 있는 진료과목, 근무 가능 시간, 병원 운영방안 등에 대해서도 꼭 얘기해봐야 한다.
대화를 통해 서로 합의가 이뤄졌다면 계약서를 작성하면 된다.
계약서에는 ▲명확한 수익분배 내용(기본급 유무 및 금액 포함) ▲동업자간 의사결정 방법 및 논의 절차 ▲동업자 간 역할 및 그에 대한 권리와 의무 ▲탈퇴 및 은퇴에 대한 정확한 구분 및 정산에 대한 방법 ▲동업자 간 근무시간 및 복리후생(의료분쟁에 대한 내용 포함) ▲은퇴 시 지분 구조변경 및 수익 분배에 대한 기준 ▲동업 해지에 대한 사전 계약서 등을 담아야 한다고 김 센터장은 전했다.
이와 함께 동업계약에서 중재자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했다.
김 센터장은 "동업 기간 동안 서로 껄끄러워서 말하지 못하거나 동업 계약서에 미처 담지 못 했던 내용들을 듣고 지원하고 도와줄 수 있는 중재자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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