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의료계 단체들이 제기하는 대한의사협회의 투쟁 선회 요구가 과연 전체 민심을 대변할 수 있을까.
적어도 중랑구의사회만큼은 이런 목소리가 전체를 대변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22일 중랑구의사회 오동호 회장은 "회원들의 생각이 바뀌고 있다"며 다른 방식의 대정부 투쟁, 협상론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의사회는 지난 달 회원 195명을 대상으로 의료일원화와 원격의료 문제 해결방안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66명이 응답한 설문에서 "정치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답변이 절반을 넘었다. 궐기대회나 총파업처럼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답변은 10명 중 1명 수준에 불과했다.
불과 2년 전 원격의료를 반대하며 실시한 총파업 찬반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0% 이상에 달하는 의사들이 찬성을 표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셈이다.
오동호 회장은 "민의를 정확히 알아야 타협을 하건, 투쟁을 하건 민심을 결집시킬 수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정확한 민의를 객관적으로 파악해야 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사전 파업 참여율 조사와 실제 파업 참여율에는 오차가 발생했었다"며 "파업 하자는 목소리는 높은데 막상 파업에는 참여하지 않는 회원들이 생기기 때문에 파업 선택은 정확한 데이터로 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쟁보다 협상을 강조한 결과를 보고 당황한 것은 아니지만 회원들의 생각이 바뀌고 있다고 느꼈다"며 "이건 체념이라기 보다 변화하는 시대에 회원들이 적응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일부 의료계 단체가 적극적인 투쟁으로의 방향 선회를 주문하고 있지만 회원들의 변화를 감안해 내부 목소리를 단결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문. 회원들의 변화가 결집을 위한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오동호 회장은 "한방 현대의료기기 허용은 적절한 면허없이 현대의료기기를 훔쳐쓰는 이른 바 도둑질에 해당한다"며 이에 무지 화가 나고 이런 느낌은 회원들 모두 공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복지부를 직접 상대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의사회 차원는 그저 지역 여론을 환기하는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다"며 "그렇지만 현재 회원들은 반상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상회 참여율이 예전같지 않고 모이라고 해도 잘 모이지 않는 분위기에서 반장들마저 모임 주선을 부담스러워 한다"며 "SNS 등이 활성화되다 보니 회원들이 직접 만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SNS와 같은 여론 환기 창구가 있는만큼 의협-회원의 직접 소통 강화 등의 방식으로 얼마든지 내부 결집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
오동호 회장은 "무조건 반대만 하면 정부 정책을 다 막을 수 있느냐는 것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며 "왜 의협이 정부와 싸우지 않냐는 질문이 많지만 지금은 의약분업 시절과 달리 정부의 힘이 더 세지고 의료계 힘은 더 약화된 상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정위가 의료계 파업에 5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했고 이에 의료계가 탄원서를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결국 파업 이후 뒷처리가 우리 역량으로 가능한지도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점을 보면 의협을 몰아세우기도 어렵다"며 "설문조사 결과에서 나왔듯이 침묵하는 다수가 원하는 건 정치적 해법이다"고 역설했다.
정부와 정책 대결과 대국민 홍보, 국회 입법 활동에 참여하는 수단으로 맹목적 투쟁을 대체할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
오동호 회장은 "물리적으로 정부와 전면전을 벌이긴 어렵기 때문에 정부와 정책 대결을 펼쳐야 한다"며 "1인당 10만원의 정치 후원금을 내거나 1인 1정당 가입하기 등 국회 입법 활동에 참여하고 의사회 중심으로 단결해야만 의료계를 둘러싼 난국을 타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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