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선택진료 축소에 대한 보상책으로 전문진료의사 가산제를 본격화하고 있지만 중소병원들의 한숨은 늘고 있다.
전문진료의사를 선정하다보면 결국 상급종합병원이 독식하지 않겠냐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 선택진료에 대한 보상이 대형병원 위주로 쏠리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A종합병원 병원장은 "전문의 중에 전문진료를 하지 않는 의사가 어디 있느냐"며 "그 중에서 전문진료의사를 정해 수가를 가산하겠다니 답답한 노릇"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평가 잣대가 모호하니 결국 상급종합병원 교수들이 가산금을 독식하게 될 것"이라며 "선택진료 보상이라는 명분 자체가 흐려졌다"고 털어놨다.
앞서 정부는 선택진료 축소에 대한 보상으로 내년부터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사를 전문진료의사로 선정하고 이에 대한 수가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수가 규모는 3600억원 수준으로 이를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전문진료의사에 대한 정의와 가산제도 방향성을 잡기 위해 연구용역을 준비중에 있다.
중소병원들은 전문의를 줄세워 수가를 주는 방안 자체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또한 전문진료의사 가산제 자체가 상급종합병원 의사들을 위한 제도라는 지적이다.
가산 대상 자체가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라는 기준이 세워진 이상 결국 상급종합병원으로 가산금이 몰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B종합병원 진료과장은 "골절이나 어깨질환 수술을 가지고 누가 더 전문진료를 했는가를 평가할 수 있겠느냐"며 "결국 암 등 중증질환으로 대상이 좁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그는 "빅5 등 대형병원이 암환자를 독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산금이 어디로 쏠릴지는 안봐도 뻔한 얘기"라며 "차라리 임상 경험 10년 이상의 의사에게 가산을 하는 선택진료가 오히려 타당한 기준"이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양극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상대적으로 환자수와 케이스가 더 많은 상급종합병원들이 독식할 수 있는 구조가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지방의 C대학병원 보직자는 "평가 지표를 정하다보면 케이스가 중요 지표가 되지 않겠냐"며 "결국 상급종합병원 의사들이 더 많은 환자를 보고 더 많은 수술을 하면서 가산금까지 가져가는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그는 "의료질향상분담금도 그렇고 선택진료를 축소한 희생이 상급종합병원 배만 불리는 꼴이 된다는 뜻"이라며 "선택진료 축소에 대한 보상책 어디에도 우리를 위한 제도는 없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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