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년이 높아질수록 방학기간이 다른 학과 학생들에 비해 현저히 짧아지는 의과대학생들에게는 방학이야말로 그들에게 제대로 주어지는 휴식의 시간이라는 의미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적지 않은 학생들이 방학 동안에 여행을 다녀오고 하는 일은 이제 예삿일이 아니다.
미국의 대학교에는 Spring Break라는 기간이 있다. 보통 학기 중간에 약 1주일 정도 휴식 기간을 주는데, 다른 말로 봄방학이라고도 한다.
미국에 있는 대학생들도 한국의 대학생들과 비슷하게 이 기간을 이용하여 여행을 다녀오기도 하고, 자신의 고향을 다녀오기도 한다. (대부분 자신의 출신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대학교를 다니는 미국 대학생들의 특성 상,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는 방학 기간이 아니면 고향을 다녀오는 것이 쉽지 않다.)
특히 플로리다의 지리적 이점은 미국 내에서도 다른 곳으로 여행하기 좋은 곳 중에 하나로 만들어 놓았는데, 우선 서쪽으로는 멕시코만 건너 멕시코가 있고, 남쪽으로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남미와도 인접해 있으며 남동쪽으로는 아름다운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바하마 제도와 세계 최고의 육상 선수를 배출한 나라 자메이카 등 작은 섬나라들이 여러 곳 있다.
이중에는 최근에서야 비로소 미국과 관계가 좋아진 쿠바도 지척에 있다. 이런 덕인지 미국 내에 있는 저가 항공사의 허브 공항들이 대부분 플로리다 주에 위치해 있다. 이런 이점을 살려서 필자도 봄방학을 이용하여, 전 세계인이 신혼여행지로 가장 선호하는 곳인 멕시코 칸쿤(Cancun)을 갔다 오게 되었다.
처음 멕시코를 가겠다고 마음먹게 된 계기는, 동기 중에 멕시코로 교환학생을 간 친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봄방학 기간에 맞추어서 멕시코에서 만나기로 약속했고, 그 중에서도 휴양지로 인기 있는 칸쿤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게 된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멕시코의 갱단 이야기도 많이 듣고 지진도 나고 하는 곳이라는 이야기를 들어서인지 쉽사리 여행하기에 내키지는 않았지만, 결론을 먼저 이야기 하자면 멕시코를 여행한 일은 교환학생 기간 중에 가장 잘한 일 중 하나로 꼽을 만큼 황홀했고 아름다웠다.
칸쿤하면 생소한 분들도 꽤 많을 거라 생각한다. 칸쿤은 멕시코의 유카탄 반도 동쪽에 자리 잡은 도시로 원래는 작은 어촌에 불과했으나 멕시코 정부가 관광에 투자하면서 휴양지로 개발한 도시 중에서 가장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곳이다.
아름다운 바다를 보유하고 있는데다가 야생 정글과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대형 싱크홀(대부분 물이 고여 있는 이 싱크홀 지대를 멕시코인들은 세노테(Cenote)라고 부른다.)은 이 지역을 관광지로 유명세를 타게 하는데 일조했다.
탬파 지역도 해변을 낀 도시이니만큼 바다를 볼 기회는 미국에 있는 학교에 다니면서도 많이 있었지만, 만일 지상낙원이 있다면 그 곳의 바닷가는 아마 칸쿤에 있는 바닷가와 흡사할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칸쿤의 바닷가는 태어나서 그 동안 봤던 바닷가와는 차원이 다르게 아름다웠다.
그 바다에 취해 아무리 사진을 찍어도 그 본연의 아름다움이 하나의 화폭에 다 담기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 거기에 더해 한국과 비슷하게 매콤한 향신료를 주로 하면서 저렴하기도 한 멕시코 음식은 미국의 기름진 음식에 조금은 지쳐있었던 필자에게 최고의 만찬이 되어 주었다.
맛있는 음식과 더불어 감상하는 아름다운 바닷가의 경치는 아직도 필자가 기억하고 그리워하고 있는 부분 중에 하나이다.
칸쿤은 비단 바다로만 유명한 지역은 아니라고 앞서 설명했다. 예전 마야 문명의 발상지에 위치한 칸쿤은 지척에 마야 문명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유적지가 산재해 있다.
그 중에서도 세계의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치첸이사(Chichen-Itza) 또한 칸쿤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가장 잘 보존된 마야 최대의 유적지로 평가받는 이곳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아마도 계단식 피라미드가 아닐까 생각한다. 사진에서만 보던 것을 실제로 직접 보게 되니 그 규모 또한 웅장하다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이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더운 날씨에 지치기 쉬운데 그럴 때는 유적지 주변, 자연이 만들어 놓은 수영장인 세노테에 가서 몸을 식힐 수 있었다. 그거마저도 부족하다 싶으면 칸쿤의 해변을 따라 형성된 워터파크에서 스킨스쿠버를 하거나 맛있는 열대 과일로 기분 전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칸쿤의 워터파크는 여타 테마파크의 워터파크와는 다르게 천연 자연을 그대로 이용하여 만들어 놓아 다양한 해양 생물들을 직접 볼 수 있었다. 그런 공원이 정글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다는 점도 굉장히 색다르게 다가왔었다.
봄에 주어졌던 7일간의 시간은, 지금도 의학 공부를 하며 지치는 순간에 삶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다가오는 여름, 다시 한 번 오는 방학과 휴가의 계절, 마음이 설레고 불타오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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