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들의 절반 이상이 어혈의 진단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다수의 한의사들이 객관적인 어혈 진단법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데다가 어혈 연구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로 '명확한 어혈의 정의'를 꼽은 만큼 사실상 한의사들마저 어혈에 체계적인 접근을 하지 못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최근 미국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는 국내 한의사들에게 어혈의 개념과 활용에 대해 설문한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과 노르웨이 국립 보완대체의학 연구소 등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대한한의사협회 소속 한의사 1만 7550명에게 이메일 설문을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자는 총 678명. 설문 문항은 어혈의 임상 적용의 어려움부터 진단에 중요한 요소, 어혈 진단 방법의 개발 필요성, 어혈의 정의, 어혈의 KCD 등재 필요성 등 총 14문항으로 구성됐다.
먼저 어혈을 진단하는데 가장 큰 문제를 묻는 질문에 52.5%(356명)는 객관적인 진단 방법의 부족을 꼽았다. 불명확한 어혈의 정의라는 응답도 15.9%(108명)를 차지했다. 진단 장비의 부재는 15.6%, 적절한 진단 코드의 부재는 14.6%로 나타났다.
객관적인 어혈 진단 방법의 개발이 필요하냐는 물음에 한의사의 88.9%는 "그렇다"고 답했다.
어혈 연구에 가장 중요한 요소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한의사의 54.4%(369명)는 '명확한 어혈의 정의'라고 답했다. 다음으로 진단장비, 어혈에 대한 임상적 가이드라인, KCD 코드 부여와 보험 적용 순이었다.
어혈의 정의를 묻는 질문에도 응답(복수 응답 가능)은 제각각이었다. 장기와 조직의 비정상적인 덩어리라는 답변이 78%를 차지했지만 혈관외 분출된 피(Extravasate Blood)(50.4%), 끈적이는 피의 상태(45.9%), 혈구 이상(38.6%) 등 답변자마다 정의가 달랐다.
이에 대해 연구자들은 "절반이 넘는 한의사들이 객관적인 진단방법의 부족으로 어혈 진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는 어혈의 주요 증상이 명확하지 않고 진단 방법 또한 객관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고찰했다.
연구진은 "객관적인 진단 방법은 과거부터 동양 전통의학자들의 주요한 과제이자 이슈였다"며 "새로운 생체표지자를 찾거나 어혈의 표준화된 진단법을 정립하는 데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제시했다.
연구진은 이어 "88.9%가 객관적인 어혈 진단법이 치료에 필수적이라고 답한 만큼 국내 한의사들이 어혈을 진단하는 설문법에 만족하지 못한 것으로 추측된다"며 "한의사들이 좀 더 객관적이거나 아니면 아예 다른 방식의 진단법을 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의사들이 과학적인 근거에 기반해 어혈의 정의를 명확히하고 싶어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연구진은 "한의사들이 명확한 어혈의 정의를 원하는 것은 어혈의 개념이 고대로부터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고 발전했기 때문이다"며 "한의사들 스스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어혈의 개념과 병리학적 기전, 질병의 상관관계에 대해 명확히 하고 싶어한다"고 추측했다.
연구진들은 이번 연구가 1만 7550명 중 단 3.9%만 참여했다는 데서 제한점이 있다고 단서 조항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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