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의료인 처벌 강화 법안을 놓고 의료계 반발이 고조되고 있다.
시도의사회와 개원의사회 등 전국 의료단체는 연일 법안 반대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한 법안은 마지막 관문인 오는 16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의약품과 의료기기 업체에서 제공된 불법 이익을 수수한 의료인 처벌은 기존 징역 2년 이하, 3천만원 벌금에서 징역 3년 이하, 3천만원 벌금으로 상향 조정했다.
징역 3년은 형사소송법을 적용해 수사기관 판단에 따라 해당 의료인에 대한 긴급체포(사후영장제도:최소형량 기준 3년)가 가능하다.
의료계가 분노하는 이유는 의사를 중범죄자로 취급하는 국회와 정부의 인식이다.
리베이트 발생 원인을 놓고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나, 의사들이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 등 긴급체포 요건에 부합하느냐는 것이다.
법안을 수용한 복지부는 변호사와 공무원 등 타 직역과 균형(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것이라며 진료·수술 중인 의사에 대한 긴급체포는 과대 해석이라는 입장이나, 의사들의 분노는 오히려 확산되는 분위기다.
지난 7일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천정배 의원과 오제세 의원 그리고 법안소위에 참여한 송석준 의원까지 의료계 우려감을 전하며 재논의를 주문했으나, 위원장의 여야 간사 협의 주문으로 법안을 의결했다.
시계를 돌려, 지난 2일과 3일 열린 법안심사소위원회(위원장:인재근 의원)로 돌아가 보자.
당시 법안을 발의한 인재근 의원을 비롯해 여야 법안소위 의원들과 복지부 모두 이의를 제기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복지부는 개정안 검토보고서에서 "정부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수사단에서 건의한 바와 같이 형사벌 상한이 2년인 경우 형사소송법 상 긴급체포가 불가능해 조사 후 증거인멸 등이 우려될 가능성이 있다"고 찬성 입장을 보였다.
전체회의서 법안소위 위원장이자 법안을 발의한 인재근 의원은 "정부와 여야 간 법안에 대해 이의가 없어 통과했다. 징역 3년 이하로 하면 긴급체포가 가능해 의사들이 두려워하는 것 같다"며 법안 당위성을 피력했다.
긴급체포까지 허용한 법안이 실효성은 있을까.
정진엽 장관은 "처벌을 3년으로 형량을 높일 경우, 실효성을 단정할 수 없으나 변호사와 공무원 등 타 직역 처벌을 감안했다"며 다소 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불똥은 의사협회로 튀었다.
의사협회 추무진 회장은 의사회원 사과 성명서를 통해 대국회 라인 강화를 약속한 상태이다.
대외협력이사와 담당 직원을 한두 명 보강한다고 달라질 사안이 아니다.
의사협회 임원을 역임한 한 의사는 "양이 아닌 질의 문제다"라면서 "여소야대와 의사 출신 의원 수가 제19대 국회 비해 열세인 상황에서 여야를 설득할 논리와 명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야당 한 보좌진은 "과거 의사단체를 바라보는 무게감이 있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의사는 한 직역에 불과하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당 정치는 쪽수(인원)가 중요하다"며 달라진 당내 분위기를 귀띔했다.
다양한 분석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이 느끼는 자괴감은 현재 진행형이다.
한 민초의사는 "국정을 농단한 최순실도 바로 긴급체포 못하면서, 의료인을 긴급체포하겠다는 대한민국 현실이 안타깝다"며 허탈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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