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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본 "보툴리눔 균주 출처 확인, 우리 업무 아니다"

발행날짜: 2016-12-05 05:00:44

"안전 관리·감독에 초점…보안관리 기준 강화 검토 중"

거듭된 보툴리눔 균주 출처 논란에 질병관리본부가 선을 그었다.

질본의 역할이 고위험군질병체 발견·취급시의 안전성 확보에 맞춰진 만큼 균주 출처와 취득 경위를 밝히는 것은 소관 업무가 아니라는 것.

다만 질본은 생물테러 위험 가능성이 있는 병원체의 관리자 자격 요건 강화와 같은 등 생물보안 관리 기준 강화 쪽으로 방점을 찍는다는 계획이다.

2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최근 보툴리눔 균주 출처 논란에 개입하지 않기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나 휴젤 측 보툴리눔 제제를 겨냥, 균주 부정 취득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휴젤이나 대웅제약은 각각 통조림과 마굿간에서 고위험 병원체인 보툴리눔 톡신의 균주를 발견했다고 질병관리본부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디톡스는 "국민 안전을 고려해 보툴리눔 균주를 발견했다는 통조림이 어떤 제품인지, 어떤 곳의 토양에서 어떻게 발견했는지 밝혀야 한다"며 "다른 곳으로 균주가 퍼졌거나 기타 위험은 없는지도 명확히 밝혀 국민안전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균주의 염기서열 등 기원과 출처를 분명히 할 수 있는 행정 절차 마련에 당국이 개입해야 한다는 것이 메디톡스 측 입장. 특히 식약처가 당사자인 3개사 대표를 직접 만나 중재안을 내놓으면서 질본의 개입 여부도 관심사로 떠오른 상황이었다.

이에 질본은 균주의 보관, 취급 등 안전 관리 감독 사항이 본연의 역할이라며 선을 그었다.

질본 관계자는 "보툴리눔 등 고위험체의 진위나 출처를 확인하는 것이 과연 질본의 역할인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며 "병원체 전담관리자의 기준을 마련하는 것과 같이 질본의 업무는 균주 취급의 안전성과 관리, 감독에 국한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고위험병원체 취급 기관의 안전관리 기준에는 의도적인 탈취나 도난을 방지하기 위해 시건장치와 CCTV 운영 등의 방안이 마련돼 있다"며 "이를 기관이 제대로 이행한다면 기업체가 보유한 유용한 자원의 유출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전관리 기준이 실험 이후 실험복 소각이나 손 세척 등의 과정처럼 안전 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질본이 보툴리눔과 같은 고위험병원체가 분리됐을 때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나 훔친 것인지 확인해야 하는 게 소관 업무도 아니다"고 말했다.

최근의 균주 출처 논란이 고위험병원체의 '위험성'보다는 산업기밀 '유출'에 초점이 모아진 만큼 이런 논란은 산업기술 유출 방지법 적용이 합리적이라는 설명이다.

질본 관계자는 "보툴리눔을 생물테러 가능 병원체의 관점에서 보자면 자체적으로 보안 기준 강화가 더욱 타당할 것 같다"며 "지난해 고위험병원 안전관리 기준에서 CCTV 설치 권고를 의무로 강화한 것처럼 고위험병원체 전담인력 자격 기준 강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으로는 생물테러 병원체에 대해 범죄 사실이 있거나 그런 우려가 있는 사람을 전담 관리자가 될 수 없도록 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며 "감염예방법 내에 생물테러 병원체 전담관리자 자격요건 의무화 방안을 검토, 추진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질본은 병원체 안전관리에 대한 사항이 타 부처의 생물무기금지법, 가축전염병에 따른 병원체안전관리 사항이 포함된 만큼 산업부, 농림부와 조만간 협의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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