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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전원생의 일본 오키나와 여행기①

마새별
발행날짜: 2017-01-13 11:42:27

의대생뉴스=경희대 의학전문대학원 3학년 마새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방학이 되었다.

올해는 교실에서 수업을 듣는 것이 아닌 병원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어가며,눈으로 확인하며 바쁘게 실습을 하다 보니 때로는 한없이 시간이 안 간다 싶으면서도 지나고 보니 ‘어느새 일년이 지났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우여곡절도 많았고 생각도 자주 요동치던 한 해 였다.

그래서 겨울 방학을 맞아 정말 따뜻한 휴식을 얻고 싶었다. 집에서 빈둥대며 이 겨울을 편하게 날 수도 있지만 일상에서 벗어나 무언가 다른 곳에서 이 겨울을 보내고 싶었다.

그런데 먼 곳을 가기에는 여러모로 부담이 되었고, 가까운 곳에서 휴식처럼 느껴지는 자유 여행을 하던 때가 그립기도 했다.

별다른 고민도 없이 무작정 인터넷을 키고 여행지들을 둘러보았다. 휘황찬란한 사진들과 함께 매력적인 소개 문구들까지 보니 모든 곳이 다 내가 가야할 것만 같은 목적지로 보였다.

한 곳씩 살펴보면서 여기는 이래서 안 되고, 저기는 이래서 별로일 것 같고 이런 저런 이유들을 생각하면서 갈만한 여행지를 소거해 나가기 시작했다. 마치 갈 곳은 정해져 있던 것처럼 결국에는 처음부터 마음 속에 담아 두었던 목적지만이 남았다.

대단한 곳은 아니지만 무언가 힐링 받을 수 있을 것만 같은 곳, 그곳은 바로 오키나와였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오키나와에 대해 아는 정보가 있던 것도 아니었지만 왠지 모르게 이 곳에 가면 마음을 놓고 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인터넷으로 오키나와 여행을 다녀 온 사람들의 후기를 살펴 보니 대부분 다녀온 여정이 비슷했다.

츄라우미 수족관부터 한국 사람이라면 꼭 가는 맛집이라든지 3박 4일이라는 짧은 일정동안 빡빡하게 정해진 루트대로 돌아다니기에는 너무 답답할 것 같았다.

누구나 아는 맛집보다는 여행을 다니면서 배고플 때 즈음 우연히 만나게 되는 마을 한 켠의 식당에서 끼니를 때우고 다시 배고파질 때까지 이 곳 저 곳을 다니는, 그런 흐르는 듯한 여행을 하고 싶었다.

학기 중에 매일 아침 알람을 듣고 일어나 부리나케 준비를 하는둥마는둥하며 병원에 출근하고, 정신 없이 실습을 하다보면 잠시나마 쉴 수 있는 점심시간이 기다려지곤 했다.

또 짧게만 느껴지는 점심시간이 지나면 곧바로 오후 실습이 이어졌고 또 몸과 마음이 너무 힘들 때면 ‘언제 집에 갈까’하는 생각이 들곤 했다.

이렇게 쳇바퀴같은 삶을 살다보니 한 템포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이렇게 짜여진 일정대로 여행하는 것은 나에게 또다른 과제처럼 느껴진 것 같다.

그래서 일정을 짜야겠다는 생각을 접고 항공편과 숙박만 정해놓고 지도를 보며 4박 5일이라는 시간동안 대략적으로 어떤 지역을 방문할지만 생각해 두기로 했다.

오키나와는 제주도와 비슷해서 웬만하면 차를 렌트해서 여행하는 것이 편리하고, 겨울에 여행할 경우 비가 내리는 날이 많다고 들었다.

그리고 일본의 보통 도심들과는 다르게 빌딩들 대신 작은 집들과 상점들이 드문 드문 있는 조용한 지역이기에 다소 심심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나는 그래서 더 기대가 되었다. 한없이 조용하고 심심한 곳, 그래서 사람들의 말소리보다 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와 물결이 살랑이는 바다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곳이 기다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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