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의 면역항암제 '티센트릭'이 국내 상륙하며, 본격 3파전을 예고했다.
면역항암제 시장에 한 발 늦게 진입한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의 첫 타깃은 방광암이었다. 폐암 면역항암제로 자웅을 겨루는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와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의 '틈새'를 겨눈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한국로슈는 자사의 티쎈트릭이 방광암 최초 PD-L1 저해제 계열 면역항암제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방광암(요로상피암) 환자 대상 2차 치료제로 12일 국내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PD-1 저해제 계열의 라이벌 품목 키트루다와 옵디보는 아직 전이성 방광암에 승인을 받지 못했다.
다양한 항암제 포트폴리오를 갖춘 로슈가, 시장 규모가 큰 폐암 시장이 아닌 방광암을 먼저 타깃한 이유는 왜일까.
시장 선점 측면에서 시장성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3대 비뇨기암에 속하는 방광암 환자는 2013년 기준 3762건 발생했으며, 남성암 발생건수 중 7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전이성 방광암은 표준치료법으로 시스플라틴, 젬시타빈 등의 백금기반 화학요법제 외엔 '다음 치료 옵션'이 딱히 없기 때문.
로슈는 "티쎈트릭은 방광암 최초 면역항암제로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던 전이성 방광암 영역에서 임상적 유용성과 안전성을 확인한 30년만의 신약"이라고 강조했다.
해외시장에서도 티쎈트릭의 승인 전략은 '선' 방광암 '후' 폐암이었다. 일례로, 미국시장의 경우 티쎈트릭은 작년 5월 방광암에 적응증을 처음 받고 이후 5개월만에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에 신속 승인을 획득했다.
'비소세포폐암' 합류 예정, 향방은
PD-1과 PD-L1의 결합을 막아서 체내 면역세포인 T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이들 세 개 면역항암제는, 작용하는 수용체에 차이가 있다.
큰 그림 상 T세포가 종양세포를 공격하도록 돕는 것은 같지만, 키트루다와 옵디보는 경로에 있어 'PD-1'을, 티쎈트릭은 'PD-L1'을 억제한다.
이렇게 다른 듯 닮은 테쎈트릭엔 관전 포인트가 더 있다. 바이오마커로 거론되는 PD-L1 발현율에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PD-L1 발현율을 설정한 키트루다와는 다르고, 발현율에 영향을 받지 않는 옵디보와는 같다.
이와 관련 FDA로부터 비소세포폐암(NSCLC)에 적응증을 추가한 근거가 된 티쎈트릭의 3상임상 'OAK'와 2상 'POPLAR' 연구에서도, PD-L1 발현 여부와 관계 없이 편평형과 비편평형 비소세포폐암 환자가 모두 포함됐다.
로슈는 "티쎈트릭의 개발 프로그램은 폐암을 적응증으로 15개 이상의 임상연구가 진행 중"이라며 "이 가운데 7개의 3상임상은 폐암에서 1차 옵션으로 가능성을 타진 중이며, 이들 연구에선 티쎈트릭 단독요법과 기타 항암제 병용요법의 유용성을 검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라이벌 품목인 키트루다와 옵디보가 비소세포폐암에 있어 바이오마커 설정(PD-L1 발현율)과 위험분담제계약(RSA) 등 급여 등재 논의가 한창인 상황에서 티쎈트릭의 다음 행보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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