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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점수 0.1점에 목메는 대학병원 현실

발행날짜: 2017-03-16 12:25:14
"병문안 개선 가이드라인이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기준과 연계되는 것인가."

이 질문을 시작으로 지난 15일 열린 병문안 개선방안 설명회는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 설명회로 돌변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상급종합병원 관계자의 관심은 병문안 개선 가이드라인이라기 보다는 상급병원 지정 평가에 병문안 개선 관련 조항을 어떻게 반영될 것인가 하는 부분이었다.

이날 질의응답은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 참석자들의 질문공세는 이어졌다.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들이 예민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현재 복지부가 발표한 병문안 개선 대책 세부기준안에 따르면 병문안객 관리 운영체계, 스크린도어 등 통제시설, 보안인력 배치 등 3개 항목에 대해 각각 1점씩 부여한다.

문제는 각 항목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에는 0점, 일부 기준에 미충족했을 때에는 0.5점을 감점한다는 점이다.

이날 질문을 던진 한 관계자는 "0.1점으로 상급종합병원 지정 여부가 판가름 나는데 0.5점의 감점은 상당히 중요하다"고 했다.

기준에 맞춰 시설 및 인력을 투자했음에도 현지조사를 나온 심평원 직원이 주관적인 관점으로 감점을 할 경우, 또한 감점 요인으로 아깝게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탈락할 경우를 우려하는 것이다.

우려섞인 질문이 쏟아지자 복지부와 심평원 관계자는 "병문안 가이드라인은 국민들의 인식개선을 위한 것"이라며 수습해보려 했지만 병원 관계자들의 불안감을 걷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도대체 누가 병원 관계자들을 0.1점에 벌벌 떠는 상황으로 내몬 것일까. 매년 강화되는 정부의 줄세우기식 의료기관 평가 시스템의 폐단은 아닐까.

우리는 이미 교육분야에서 점수에 목메는 초중고교 교육과정의 폐단을 충분히 지켜봐왔다. 의료분야 또한 0.1점에 목메는 의료정책은 또 다른 부작용을 몰고 올 가능성이 높다.

올해 말이면 상급종합병원 제3주기 지정평가 성적표가 나온다. 이제부터라도 0.1점에 조바심 내는 시간에 환자 진료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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