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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의료법 갑론을박 "실형·각종 서식 과하다"

발행날짜: 2017-03-31 12:01:00

공청회서 뜨거운 논쟁…현장도 복지부도 "시범사업 필요" 공감

존엄하게 죽을 수 있는 권리를 지키기 위한 길은 멀고도 험난해 보인다.

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과 복지부는 31일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 하위법령(안)'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패널토의에 나선 토론자들은 법 제정 취지에는 적극 공감했지만 지나친 벌칙조항과 불필요한 서식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이와 함께 법 개정을 통해 연명의료법 시행을 늦추거나 시범사업을 통해 의료기관의 혼란을 최소화할 것을 제안했다.

복잡한 서식·과다한 벌칙조항 문제

연명의료법을 두고 가장 큰 우려는 지나친 벌칙조항으로 꼽았다.

한국의료윤리학회 유상호 학술이사는 "연명의료중단결정을 한 이후에 다른 가족이 나타나서 다른 의견을 제시해 법률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 벌칙조항에 따르면 3년이하의 징역 혹은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돼 있는데 이는 과하다"고 지적했다.

연명의료중단 대상이 아닌 경우로 입증이 될 경우 의사에 대한 법적 책임이 과해 자칫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이어 "복지부는 의료인을 돕기 위한 서식이라고 하지만 하위법령에서 제시한 서식 상당수가 의무기록으로 대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대한병원협회 손덕현 이사(이손요양병원장) 또한 "많은 규제와 벌칙조항으로 처벌위주의 법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면서 "의료진에 대한 유기징역과 함께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당 법인까지도 양형규정까지 있는 것은 과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연명의료법에서 명시한 연명의료계획서와 DNR동의서가 충돌해 당장 시행하면 의료진의 혼란이 크다"고 우려했다.

또한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의료기관 내 윤리위원회 설치와 관련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유상호 학술이사는 "중소병원의 경우 위탁운영을 하는데 이 경우 얼마나 자주 윤리위원회가 열릴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으며 손덕현 병협 이사도 위탁운영할 경우 기관간 의사소통 효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당장 시행은 무리…시범사업 필요" 이구동성

갑론을박 논란이 거세기 때문일까. 토론자는 물론 복지부 측도 시범사업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손덕현 이사는 "좋은 취지의 법이 무리하게 요구하는 각종 서식와 무분별한 범법자 양산이 우려되는 법이 되지 않으려면 보완이 필요하다"면서 "법 시행 시기를 늦추거나 국공립기관으로 대상을 제한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준식 의사협회 자문변호사는 "시범사업을 실시해 의료현장에서의 혼란을 확인하고 수정, 보완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했으며 최윤선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이사장도 벌칙조항 유예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 시범사업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황의수 보건복지부 생명윤리정책과장은 "시범사업은 좋은 제안이라고 본다"면서 "검토 후 최대한 신속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불필요한 서식이 많아 오히려 업무에 지장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황의수 과장은 "서식은 모호한 부분이 쟁점이 됐을 때 의료인을 보호하기 위한 것인데 오히려 규제로 작용한다면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벌칙조항에 대해서는 이변은 없을 듯 하다.

강민교 질병정책과장은 "벌칙조항은 이미 지난해 국회에서 법률이 통과했을 때 법안에 담긴 내용으로 현실적으로 수정이 어려운 부분"이라면서 "개정 방안에 대해서는 추후 다른 자리에서 논의를 했으면 한다"고 했다.

한편, 복지부는 5월 법제처 심사를 거쳐 올해 8월 호스피스 관련 법을 시행, 내년 2월부터 연명의료 관련 법을 시행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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