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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화에 불안한 의료계 "삭감폭탄 언제 터질지 몰라"

발행날짜: 2017-08-18 14:33:22

복지부 거듭된 해명에도 우려 여전…"과거에도 결국 공급자가 희생"

보건복지부가 보장성 강화 대책에 대해 의료계의 우려를 해소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의료공급자들의 우려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18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문재인 케어 실현을 위한 과제 점검 토론회'에 의료 공급자를 대표해 참석한 토론자들은 거듭 우려를 제기했다.

의·병협을 대표해 토론에 나선 이들은 제도의 취지에 대해서는 적극 공감하지만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의료공급자에게 닥칠 영향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의사협회 조현호 의무이사는 "현재 의료전달체계는 그나마 가격장벽으로 통제해왔는데 환자부담이 사라져 대형병원 쏠림을 막을 수 없게됐다"면서 "이로 인해 개원가와 중소병원의 경영은 어려워질수 밖에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조 의무이사는 몇년 전 6세 미만 소아환자의 본인부담금을 낮췄다가 대형병원 쏠림이 극심해 결국 인상했던 사례를 예로 들며 쏠림현상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와 함께 전세계적으로 유례 없이 빠른 고령화로 의료비 급증이 예상되는 가운데 보장성 강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무리라며 정부가 정책 방향을 재설정할 것을 촉구했다.

병원협회 서진수 보험부위원장은 "정부가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추진하면서 환자들은 비급여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비급여를 절대악인 것처럼 지적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재정이 악화될 경우 의료공급자를 옭죄는 식의 정책에 대해 강하게 우려했다.

그는 "정부는 보장성 강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재정 압박을 느꼈을 때 '삭감'을 통한 재정확보라는 옵션이 있지만 의료공급자들은 저항할 수가 없다. 그래서 불안하다"고 말했다.

즉, 과거에도 그랬듯 정부는 재원조달이 어려워지면 대안으로 무리한 삭감을 통해 재정을 확보하려 들 것이고 이는 의료계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다.

그는 이어 "이미 지난 정부에서 3대 비급여 축소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유사한 사례가 있다"면서 "당시 이해관계가 부딪쳤을 때 결국 의료공급자들의 희생이 뒤따랐다"고 했다.

한편, 이날 서울의대 김윤 교수는 '문재인 케어의 평가와 성공전략'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보장성 강화 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 갖춰야할 몇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일단 (가칭)문재인케어 위원회를 구성해 사회적 대타협을 이루고 이를 기반으로 정부는 국고지원액에 대해 명확하게 약속할 것을 제안했다. 또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만큼 2019년 중간평가를 시행해 그 결과를 근거로 계획을 보완할 필요도 있다고 봤다.

그는 또 적정수가를 책정하는데 있어 관행수가가 아닌 원가 기반의 예비급여 수가를 책정하고, 정확한 비급여 진료정보를 확보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김윤 교수는 의료공급자는 물론 의료이용자 또한 적절한 의료이용에 동참할 수 있도록 의학회와 각 전문학회 주도로 적응증과 적절한 의료이용량에 대한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는 "가령 진료정보교류체계를 구축, 활용하면 건당 행위별로 보상해주거나 검사비용을 절감하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식의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고가항암제 사용도 처방기관이나 의료진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면서 "등록 체계를 기반으로 재평가를 실시해 운영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비급여 풍선효과를 억제하기 위해 진료비 영수증에 급여와 비급여를 구분해 상세내역을 명시하는 등 대안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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