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날 아침이 밝았다. 호텔을 이동한 뒤로 첫 조식이라 기대가 되었다. 이상한 점은 어디를 가든 여행에서 제일 기대가 되는 식사는 근사한 저녁도, 특색있는 현지의 식사도 아닌 조식이다.
어느 곳을 가도 큰 차이가 없을 뿐더러 가볍게 먹을 식사인데도 조식은 매번 기대가 된다. 그래서 숙소를 선정할 때 룸 컨디션만큼 중요하게 보는 점이 바로 조식의 퀄리티와 다양성인데, 사실 이번에는 크게 욕심 부리지 않고 적당히 괜찮은 평을 받은 것에 만족하고 예약을 했다.
동남아 음식의 향신료 짙은 특색을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무엇보다 나와 함께 간 어머니에게도 만족스러운 조식이 되기를 바랐고, 무엇이든 기대가 높지 않아야 만족은 더 커지는 법이기에 어머니께 조식은 크게 기대하지 마시라고 몇번이고 당부를 했다.
어쩌면 어머니가 아쉬운 조식을 보고 내 탓을 할것에 대비해 미리 나를 보호하기 위해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기대를 안해서일까,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서일까. 처음 식당에 들어갈 때부터 어라?싶었다. 생각보다 식당 분위기도 좋았고 공간도 넓었다. 어머니와 나는 서로 동시에 눈을 맞추며 저절로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보통의 조식처럼 부페로 운영되고 있었는데 동남아에서 맛볼 수 있는 메뉴도 있었지만 우리가 생각치 못한 다양한 음식들이 많았다.
와플, 팬케익,10여 종의 빵과 동남아 메뉴인 나시고랭, 볶음면도 있었고 디저트도 다양해서 아침부터 생각치 못한 포식을 했다. 이곳에서 앞으로 2일 더 머무를 예정이라 매일 아침이 행복해질 것 같았다.
어머니도 너무 만족스러워 하셔서 기분 좋은 조식을 먹고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오늘은 어제 예약한 섬투어를 하기로 해서 조금 일찍 나섰다.
동남아 휴양 여행의 필수품인 수영복을 입고 갈아입을 가벼운 옷도 챙겼다. 몇번이고 바를 선크림과 선그라스까지 챙기고 섬투어를 예약했던 제셀튼 포인트로 갔다.
투어를 앞두고 부리나케 예약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우리처럼 미리 예약을 해서 대기 중인 사람들도 많았다.
코타키나발루에는 여러 개의 섬이 있는데, 사람들이 가장 많이 가는 섬들만 꼽으면 4~5개 정도가 된다. 그 중 우리는 가장 가까운 마무틱섬으로 예약을 했는데, 보통 더 먼 사피나 마누칸을 가는 경우가 많아서 같은 배에 타고 우리를 중간에 내려주겠다고 했다.
섬으로 떠나는 인원은 많고 여행사가 또 여러 곳이다 보니 모두들 우왕좌왕 하는 것 같았다.
누구를 따라가야 하는지, 어느 무리에 속해 있어야 본인이 원하는 섬에 갈지를 몰라서 다들 헤매고 있었고 나는 무리의 대표가 될 만한 한 사람을 먼저 기억한 뒤 계속 그 사람만 따라다녔는데 이런 점에 있어서는 섬투어를 하려면 대비가 필요할 것 같다.
작은 배에 타고 나름 구명조끼도 입고 출발했는데 생각보다 빠른 속도에 놀랐다. 그리고 에메랄드 빛 파도를 가르고 시원하게 달리니 '아, 정말 휴양하러 온 게 맞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제일 가까운 섬인데도 20분 남짓 배를 타야했고, 우리와 몇몇 사람들만 마무틱섬에 내렸다. 잠깐 이왕 온김에 더 먼 섬으로 갈걸 그랬나 싶었지만 이 선택은 결과적으로 정말 잘한 선택이라는 것을 곧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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