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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 수술 전공의 오지마" 전공의법에 몸사리는 외과

발행날짜: 2018-01-03 05:00:58

초점일부 병원, 외과 교수에 '수련시간 준수' 경고장…"질 하락 우려"

전공의특별법 경고장 받는 외과 교수들

#. 서울의 A 대학병원에 한 외과교수는 최근 병원으로부터 경고장을 받았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 시행된 전공의법을 준수하라는 것이 주요 골자다. 80시간으로 정해진 전공의 수련시간을 준수하라는 것으로, 이때부터 오후가 되면 A 교수는 전공의들을 수술장에서 내보낸다. 수술이 길어졌다가는 자칫하다 수련시간 위반으로 추가적인 징계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최근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일명 전공의법이 본격 시행된 이후 외과계열을 중심으로 수련의 질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일 병원계에 따르면, 최근 일선 대학병원 흉부외과, 외과, 신경외과 등 외과계 전문 과목을 중심으로 전공의의 수술장 출입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전공의법 시행에 따라 수련시간 규정을 준수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자칫 시간이 길어질 수 있는 수술의 경우는 전공의들을 배제한 채 교수진과 펠로우가 중심이 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전공의에게 1주일에 80시간을 초과해 수련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전공의법 규정 때문에서다. 수술이 예상보다 길어질 경우 전공의 수련시간 규정을 위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서울의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외과 교수진들에게 전공의법 상 수련시간 준수를 당부하는 '경고장'을 병원 측에서 보내는 일까지 벌어졌다.

해당 서울의 A대학병원 외과 교수는 "외과계의 특성 상 수술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는 일이 발생한다"며 "이 때문에 전공의의 수련시간이 자칫 초과될 수 있는 것인데, 최근 병원 측에서 수련시간이 초과된다고 이를 준수해달라는 공문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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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B대학병원 한 비뇨기과 교수는 "외과의 경우 자체적으로 전공의가 미달되니 근무개선을 시키려고 수련시간을 준수하려고 노력하는 차원에서 공문을 보내는 것"이라며 "수련시간 탓에 되도록 오후 시간에는 수술장에 전공의를 제외시킨다. 펠로우들과 함께 수술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해당병원 전공의도 "긴 시간이 소요되는 수술의 경우 중간에 수술장에서 나오기 힘들기 때문에 최근에는 긴 시간이 예상되면 들어가지 않는다"며 "수술을 배우는 것은 좋기는 하지만 수술 외 추가적인 일이 있으면 전공의에게 자율적으로 수술 참여 여부를 맡기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수련 질 하락은 필수불가결" 우려 커진다

이 같은 상황이 전해지자 외과계열을 중심으로 한 수련의 질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 C대학병원 교육수련부장은 "현재 상태로 수련시간을 준수하면 수술파트 전문 과목은 수련 질 하락은 필수불가결하다"며 "외과계열 전공의들이 수술장에 더 들어오고 싶어도 수련시간 탓에 병원에서 원천적으로 막아버리고 있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 상태로 간다면 외과계열 수련기간을 5년 이상으로 도리어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수술과 관련된 제대로 된 수련을 받지 못해 수술파트 전공의의 경우 앞으로 펠로우는 필수코스처럼 돼 버릴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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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일선 병원들은 하루 빨리 전공의 수련 커리큘럼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수련병원협의회 은백린 총무이사는 "병원 입장에서는 80시간의 수련시간 규정을 어겼다가는 과태료를 받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을 것"이라며 "어차피 법은 정해져 있는 상황이기에 해답은 역량 강화를 중심으로 한 전문 과목별 커리큘럼을 개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은 총무이사는 "각 전문 과목 학회들이 커리큘럼을 개선해야 한다. 외과계열의 경우 최근 수술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는데 커리큘럼 상으로 각 수술 항목 별로 전공의 참여 수를 제도적으로 만들어 놓는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안치현 회장은 "전공의법의 시행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적응해 나가는 단계로 봐야 한다"며 "제기되는 문제점들은 종합해 개선해 나가야 한다. 수련병원 등 기관들의 책임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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