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최대 이슈인 의료전달체계 개선 권고안이 오는 18일 최종 전체회의를 앞두고 합의도출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년 의료전달체계 개선협의체에 참석해 권고안 밑그림부터 현 쟁점인 의원급 입원실 문제를 조율 중인 이슈 메이커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를 만나 전문가로서 소신과 의료계 일각의 오해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다.
김윤 교수는 16일 국회에서 가진 메디칼타임즈와 단독 인터뷰에서 "의료전달체계 기본 개념은 1차와 2차, 3차 의료기관 간 칸막이를 설치해 무한경쟁을 벗어나 상생하자는 것으로 1차 의원급 입원실 허용은 칸막이를 무너뜨리는 불공정한 처사"라고 밝혔다.
이날 김윤 교수는 "의료전달체계 원칙을 훼손하지 말고, 오랫동안 지속된 시스템을 단번에 바꿀 수 없으니 의원급 입원실3 예외를 인정하는 방안이 합의 도출을 위한 최대방안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외과계 의사회에서 기본 원칙에 위배되는 요구조건으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겠다고 하면 협상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현재 의료전달체계 개선 권고안 중 최대 쟁점은 의원급 입원실 축소이다.
외과계 의사회는 3~5일 단기 입원을 전제로 의원급 입원실 현행 유지를 권고안 수용여부의 마지노선으로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의원 29병상과 중소병원 31병상 외과 기능 유사…"예외인정 합의도출 최대방안"
김윤 교수는 "외과계 의사회 주장은 의원급 중 2차로 분류하기 어려운 의원급에 대해 1차로 남아 수술을 위한 단기 입원실을 인정해달라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29병상 대장항문 외과 의원과 31병상 중소병원과 기능적으로 차이가 없다. 1차 의원급 입원실은 없애는 것이 맞다"고 소신을 피력했다.
김 교수는 "진료기능을 보면, 의원급 외과와 산부인과, 정형외과 등과 중소병원 진료범위와 중증도가 상당수 겹친다"고 전제하고 "현 병상 수 기준으로 의원과 병원을 나눈 것과 진료내용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의료전달체계 개편은 병상 수와 진료 내용 중 당연히 진료기능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의원급 진료실 축소 당위성을 설명했다.
김윤 교수는 "외과계 의원급 1만 5000여곳 중 1000여곳이 일주일에 1건 이하 수술을 하고 있다. 숫자로는 적으나 중소병원 역할과 사회적 측면에서 좋은 해법이 아니다. 이중 700여곳은 한 달에 1건 정도 수술한다. 수술도 안하면서 입원실과 수술실 유지가 환자와 의료기관에 도움이 안 된다"고 단언했다.
김 교수는 "의료전달체계 기본 개념은 1차와 2차, 3차 간 칸막이를 설치해 무한경쟁에서 벗어나 상생하자는 것이다. 1차 의원급 입원실 허용은 칸막이를 무너뜨리는 개념으로 만성질환을 포함한 인센티브가 의원급에 집중된 상황에서 불공정한 제도가 될 수 있다"고 환기시켰다.
건강보험 파이 확대를 위한 외과계 의원급의 배려와 양보를 주문했다.
김윤 교수는 "외과계 의사회 요구안 대부분 권고안에 반영됐다. 의원급 입원실 허용이라는 기본 원칙에 위배되는 요구조건에서 한 발짝도 안 물러서겠다고 하면 협상이 아니다"라면서 "건강보험 전체 파이를 키우는 기회를 잃게 된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문 케어에서 적정수가 플랜이 연계돼야 하는데, 의료전달체계 개선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부는 늦어도 2월 중 실행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2월 합의 판을 깨고 4월 의사협회 회장 선거 후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자고 하면 병원협회와 환자단체, 시민단체가 동의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의료전달체계 개선은 공급자 입장에서 건강보험 재정을 확보할 절호의 기회임을 분명히 했다.
김 교수는 "협의체 논의를 통해 복지부는 의료전달체계 개선 권고안을 토대로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지속해왔다. 문 케어와 별도로 매년 5000억원에서 1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4년간 지속 개선에 투자하면 최소 2조원에서 최대 4조원을 단계적으로 투입한다는 의미"라면서 "원점에서 재협상은 버스 떠난 이후 재정을 투입할 정치적 동력을 잃게 된다"고 경고했다.
"권고안 도출시 최대 4조원 투입…의료계 매카시즘 국민 정서와 멀어진다"
김 교수는 "권고안이 도출되면 의원급 수술 범위는 분야별 소위원회를 구성해 대학병원과 중소병원, 의원급 등이 모여 실행계획을 만들면 된다"고 말하고 "중요한 결정은 합의 이후이다. 악마는 디데일에 있다. 중요한 정책 변화가 논란 중 정해지면 제도는 거칠게 가고, 결국 환자와 의료계는 손해를 볼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료계 일각에서 제기하는 자신을 향한 폴리페서(정치적 교수 개념) 지적도 반박했다.
김윤 교수는 "의료전달체계와 보장성 강화 대책은 한 순간에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 여야 모두 오랫동안 논의된 과제"라고 전하고 "정부 입장에 저의 생각을 맞춘 게 아니라 저의 생각이 정부 입장과 같다는 것이다. 최근 5년간 저의 대외적 발표자료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라며 전문가로서 소신임을 분명히 했다.
김 교수는 "정부 정책을 옹호하기보다 저의 정책 대안이 현 정부 정책과 궤를 같이한다. 복지부 정책에 동의하면 어용인가"라고 반문하고 "의료계에 유리한 주장, 잘못한 게 없다는 주장 외 다른 목소리가 나오면 왕따를 시키는 분위기는 합리적 토론과 의사결정의 장애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김윤 교수는 끝으로 "의료계가 원하는 것이 있으면 국민들을 설득해야 한다. 국민들 지지없이 할 수 있는 정책은 한계가 있고, 지속성도 없다. 의료계 내부에서 매카시즘적 이해에 반하는 목소리가 지속된다면 국민 정서와 멀어지게 된다"며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는 의료계 문화를 주문했다.
한편, 복지부는 오는 18일 오전 8시 심사평가원 서울사무소에서 의료전달체계 개선 협의체 전체회의를 열고 권고안을 최종 협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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