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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상비약 의결 과정 논란 "화상연고제 투표 번복"

이창진
발행날짜: 2018-08-08 17:20:10

약계 위원들 설득 추가 투표, 경실련 고발 검토…복지부 "의도적 결정 없었다"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지정 심의과정에서 불공정한 의사결정 과정이 진행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최근 심평원에서 열린 안전상비의약품 심의위원회 장소 모습.
보건복지부는 8일 오전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제6차 안전상비의약품 지정 심의위원회(위원장 강윤구, 전 차관)를 열고 품목조정 방안을 논의했다.

복지부는 회의 이후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제산제 효능군과 지사제 효능군에 대해 추가로 필요하다는 것으로 나왔으며, 개별 품목 선정과 관련 안전상비의약품 안전성 기준 적합 여부 등을 차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현행 13개 지정 목록에서 제산제와 지사제 품목만 사실상 편의점 판매를 허용하기로 의견이 모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회의 참석자 주장은 달랐다.

10명 중 8명이 참석한 가운데 첫 투표에서 약사회 위원 2명이 불참한 가운데 제산제와 지사제 6대 0, 화상연고제 4대 2로 '허용' 쪽으로, 항히스타민제는 2대 4로 '불허용'으로 표결이 이뤄졌다.

투표 종료로 의학회와 시민단체 등이 자리를 나온 이후 복지부가 약사회를 설득해 추가 투표를 했다는 것이다.

약계 2명 위원만 추가 투표해 화상연고제 4대 4 '동수'로 결과를 번복했다는 주장이다.

회의에 참석한 경실련 신현호 변호사는 전문기자협의회 소속 기자와 통화에서 "복지부가 투표로 끝난 결과를 추가 투표로 결과를 번복하는 것은 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한다. 복지부가 약계 위원들에게 2표만 추가하면 화상연고제를 막을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복지부가 판을 짜놓고 결과를 유도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신현호 변호사는 "정부의 많은 위원회에 참석했지만 이러한 불공정한 의사결정 과정은 처음"이라며 "경실련 내부에서 고발 조치 등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안전상비의약품 지정심의위원회에 복지부는 표결권이 없고, 의사 진행을 지원하고 있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면 죄송하다"며 표결 과정 문제점을 일부 시인했다.

그는 복지부가 의도적으로 표결을 유도했다는 주장과 관련, "지정심의위원회는 복지부가 의도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편의점 판매 안전상비의약품 확대 지정 문제가 의사결정 과정의 논란으로 불거지면서 시민단체와 약사회 그리고 복지부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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