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역외상센터를 문의하는 후배 의사들 대부분이 전임교수 자리가 보장되느냐고 묻습니다. 피 튀기는 의료현장에서 미래 보상책 없이 어떤 의사가 희생만을 지속할 수 있겠습니까."
충청권 대학병원 한 외상외과 전문의는 23일 메디칼타임즈와 전화 인터뷰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의 외상외과 전문의 대학병원 임상교수(패컬티) 신설 검토 발언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권역외상센터 외상외과 전문의 대부분이 병원 발령 임상교수로 2년 마다 재계약하는 봉직의사에 불과하다"면서 "장관의 발언은 고맙지만 계약직 임상교수가 아닌 교육부 발령의 전임교수를 원한다"고 말했다.
앞서 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지난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서울 성북을)이 지적한 부진한 외상외과 전문의 양성 관련 대학병원 내 외상외과 임상교수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박 장관은 "중증외상 전문의 양성을 위해 상급종합병원 패컬티(임상교수 의미)로 갈 수 있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권역외상센터로 지정된 대학병원에서 외과외과 임상교수 트랙을 마련하면 별도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박 장관 발언 이후 의료현장 반응은 차갑다.
권역외상센터 외상외과 전문의들 상당수가 이미 병원 발령의 임상교수로 교육부 발령의 전임교수가 담보되지 않으면 현재의 악순환이 지속될 것이라는 경고했다.
호남권 대학병원 외상외과 전문의는 "올해 초 정부와 외상센터 문제를 논의하면서 외상외과 전문의들이 전임교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언했다. 장관 발언 의미가 병원 발령의 임상교수라면 현재와 다를 게 없다"며 허탈감을 표했다.
이어 "전국 17개 권역외상센터에서 근무하는 외상외과 전문의 중 전임교수는 아주대병원 이국종 교수 등 일부 밖에 없다. 대부분은 미래가 불안정한 계약직 임상교수"라고 전하고 "외상치료가 병원 경영에 도움도 안 되고, 진료과 전임교수들의 눈치만 보는 신세"리고 토로했다.
그는 "병원에서, 집에서 의사와 남편으로 눈칫밥을 먹기 위해 외상외과를 선택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복지부는 언제까지 검토만 할 것인가"라며 정부의 진정성 있는 대책마련을 주문했다.
충청권 대학병원 외상외과 전문의는 "현 의료환경이 지속된다면 중증외상 환자를 살리겠다는 사명감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단정할 수 없다"며 "문제가 발생하면 국민들과 언론, 정부 모두 외상외과 의사 중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잊게 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복지부는 외상외과 교수직 신설은 검토 단계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응급의료과(과장 박재찬) 관계자는 "올해 외상센터 종합대책을 논의하면서 외상외과 의사의 미래 보장을 위해 교수직 문제도 거론됐다. 복지부와 교육부, 기재부의 협의가 필요한 사항으로 아직 검토 중에 있다"면서 "임상교수와 달리 전임교수는 의과대학별 교원 자격과 절차가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총상당한 북한 병사 치료로 이국종 신드롬까지 불러오며 대통령까지 치하한 외상외과 의사들의 존재감이 국민들과 정부의 무관심 속에 대학병원 내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하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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