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정형 등 개원가 "실질적 이득 적다"…일각선 "미용·성형 진료 전환해 신청 대상 아냐"
외과계 개원가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 '외과계 수술 전후 교육상담 시범사업(이하 시범사업)'이 뚜껑을 열어보니 실제 참여율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메디칼타임즈가 27일 외과계 개원가를 취재한 결과 일선 개원의들은 시범사업 참여로 인한 이득이 외래 진료에 비해 크지 않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특히 이번 시범사업 참여율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전문과목의 가장 큰 고민은 교육상담에 투자하는 시간 대비 실질적 이득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대한안과의사회 이성준 보험이사는 "교육상담료가 초회 2만4000천원 재회 1만6400원인데 초회의 경우 20분 이상 교육상담을 실시해야 한다"며 "회원들이 교육상담 시간에 외래를 더 보는 게 낫다고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밝혔다.
또한 정형외과의사회 관계자는 "교육상담 초회 20분 실시하는 기간 동안 시간을 뺏기는 것에 비해 이득은 적다고 판단된다"며 "또 수술 환자들이 준 종합병원 급으로 가고 개원가에서는 병실을 없애는 상황도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형외과 의원 특성상 나이가 많은 환자들이 왔는데 교육상담료라고 기존에 내던 비용에서 추가비용을 요구하면 환자와의 갈등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미용·성형 등 비급여 외래진료로 전환해 이번 시범사업과 무관해진 씁쓸한 개원가의 현실도 주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대한외과의사회 정영진 회장은 "외과전문의이지만 비급여 진료로 넘어간 개원의들은 신청 대상이 아니게 된 상황도 일부 영향이 있다"며 "시범사업이 특정한 수술에 대해 실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참여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번 시범사업에 높은 참여율을 보인 이비인후과도 시범사업이 의원 경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은 유보했다는 점이다.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관계자는 "이비인후과가 시범사업의 참여율이 높은 것은 의원 경영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기 때문이 아니다"며 "금전적인 부분이나 심층진찰료에서 소외된 부분 등 아쉬운 점이 많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현재로서는 수가도 낮고 해야 되는 일에 비해 로딩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한두 달 시범사업이 진행되면서 이득이 없으면 신청을 해놓고도 참여 안하는 기관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아직 시범사업이 시작되지 않은 단계인 만큼 추후 참여의사를 밝히는 의원도 늘어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정형외과의사회 이홍근 회장은 "현재 표준화된 프로토콜이 나오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회원들이 교육상담에 대해 막연하게 느끼는 부분도 있을 것으로 본다"며 "학회와 함께 프로토콜을 만들고 있고 시범사업과정에서 안착되면 본 사업에서는 참여의사를 밝히는 경우도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계자는 "관심이 있어서 열심히 참여한 과가 있는 반면에 외과, 정형외과, 안과 등에서는 오히려 참여율이 적게 나타났다"며 "진찰 외에 시간을 투자하면서 수술을 해야 비용을 매기는 수가이다 보니 과별의 특성에 따라 참여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복지부는 수술 전후 교육상담 등 시범사업 참여기관을 6개 진료과 9개 질환으로 설정해 공개 모집했지만 당초 목표인 3000곳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349곳이 참여, 추가 모집을 실시 1500여곳으로 신청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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