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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저출산 시대의 정책적 제언

손인숙
발행날짜: 2018-10-08 12:00:50

대한산부인과학회 손인숙 저출산대책 특별위원장

건국대학교병원 산부인과 손인숙 교수.
산부인과학회 저출산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
2001년 이후 우리나라는 초저출산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출산율은 점점 감소해 올해 출생아수는 작년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어떠한 정책도 저출산의 사회적인 현상을 되돌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차라리 모든 임신을 건강한 출산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정책이 더 효과적인 저출산 대책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몇가지 정책적 제언을 하려고 한다.

첫째, 고위험임신을 예방하고, 모자보건의 지표인 모성사망율과 영아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임신전 상담과 계획임신이다. 조산, 태아 사망, 선천성 기형 등의 나쁜 임신의 결과는 임신전과 임신초기에 결정된다.

따라서 임신전부터 부부의 건강을 지켜주어 건강한 임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체계적인 건강관리를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25세 전후로 남녀 모두에게 생애주기별 건강검진을 시행해 건강한 생활 습관 교육 및 예방접종, 만성 질환관리 등을 시행하고, 혼인 신고자에 대해 계획임신을 위한 건강검진 및 상담, 예방 접종, 엽산 제공, 금연, 알코올 및 약물 중지 권고, 난임지원 안내 및 만성질환 관리 등을 실시하도록 한다.

현재 보건소에서 임산부로 등록하면 엽산 제공 및 산전검사를 시행하고 있는데, 신경관 결손증, 심장기형, 입술갈림증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임신전 3개월부터 엽산을 복용해 임신 초기에 충분한 혈중농도가 유지돼야 기형을 예방할 수 있어 엽산 제공 시기를 임신전으로 앞당기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산전검사를 임신을 계획했을 때 시행해 질환이 있는 경우 치료를 하고, 풍진 등의 항체가 없는 경우에는 예방접종을 시행하고 1달 이상의 피임을 한 후 임신을 시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임신전에 복용하는 약은 기형유발 가능성이 적은 약제로 변경하고, 만성질환은 관리해 임신이 적합한 상태로 개선한 후에 임신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둘째, 진통은 언제 올지 모르기 때문에 분만실은 화재가 많이 발생하지 않아도 항상 필요한 소방서와 같이 24시간 운영돼야 하는 상황으로 국가의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분만실에서는 산모와 태아 2명의 생명을 돌봐야 하는 상황으로 365일 24시간 전문의료인력(의사, 간호사, 조산사 등)이 분만 진통관리를 당당하고 있으며, 최근 저출산과 함께 고령임신이 증가했고, 난임지원사업으로 쌍태아 임신이 증가하면서 조산 및 산모사망과 관련되는 임신 합병증이 증가하고 있다.

고위험 임산부의 증가로 응급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증가해 더 많은 장비와 인력이 필요하다.

또한 저출산의 여파로 분만 건수는 줄어도 분만실 유지비는 일정하게 들어가기 때문에 분만실 유지에 대한 최소비용의 지원이 필요하다.

지방의 분만병원들이 경영란을 이기지 못하고 폐업하면 분만취약지가 증가하기 때문에 분만취약지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분만병원의 폐업을 방지하기 위해 분만실 유지비 지원제도가 필요하다.

셋째, 분만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해 마련된 여러 가지 정책들이 다양한 부처에서 시행되고 있어 분만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전담조직의 구성이 시급한 실정이다.

현재 분만인프라 구축사업은 보건의료정책실 공공의료과에서 분만취약지 사업,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타 사업, 인구정책실 출산정책과에서 고위험 산모 의료비 지원사업, 산모 신생아 건강관리사업 및 각 지자체에서 공공산후조리원 사업 등을 하고 있다.

이런 정책들이 실효성 있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출산관련 정부기관의 단일화가 필요하다.

저출산 시대를 맞아 건강하고 안전한 임신 출산을 전담하는 출산지원실을 두어 고위험 임신과 저출산에 대한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정책 수립과 장기계획 수립 및 신속한 집행 등을 수행하는 출산인프라 구축정책이 필요하다.

이 외에도 난임지원 사업을 확대해 임신을 원하는 모든 부부가 난임시술을 받을 수 있게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이러한 제언이 저출산 시대에 고위험 임신을 예방하고, 정부가 최근에 발표한 '공공보건의료 발전 종합대책'에 모성사망비를 현재 8.4명에서 OECD 평균인 6.7명으로 줄이기 위한 정책에 도입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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