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본다'는 것은 중요한 요소이다. 안과 전문가들이 우리나라 3대 실명질환의 조기예방을 위해 안저검사를 국가건강검진에 포함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초고령화시대를 앞두고 3대 실명질환에 따른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조기 검진이 필요하다는 것.

이 같은 주장은 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명수 위원장(자유한국당) 주최, 대한안과학회(이사장 박기호)주관으로 열린 '국민 눈 건강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나왔다.

먼저 발제를 맡은 서울의대 박규형 교수는 국가검진에 안저검사가 포함되는 것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 국민 4명 중 3명만이 평생 한번 이상 안과 검사를 받았고 4명 중 1명만이 지난 1년간 안과 검사를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합병증 위험으로 매년 안저검진이 권장되는 당뇨병 환자에서도차 안저검진률이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즉, 고령화시대에서 우리나라 3대 실명질환인 녹내장, 당뇨망막병증, 황반병성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눈 속의 망막과 시신경유두 등을 확인해 질환여부를 알 수 있는 안저검사를 통한 조기예방이 필요하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박 교수는 "3대 실명질환은 질병 초기 증상이 없이 상당히 진행한 후에야 주관적인 시력 불편감이 발생한다"며 "이미 진행한 후에는 시력 회복이 안 되는 경우가 많음으로 조기진단과 예방이 더욱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이어지는 발표에선 영유아 눈검진이 지금보다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건양의대 김응수 교수는 "영유가 검진에서는 소아과 의사가 대략의 검진을 하지만 이 경우 시력에 영향을 미치는 고치 백내장이나 각막이상 등을 감별하기 어렵다"며 "또 맨눈 시력측정만으로는 아주 심한 경우가 아니면 약시를 찾아내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약시는 약 2~4%의 유병율을 갖는 질환으로 치료시기가 빠르면 빠를수록 좋지만 어린이는 시력이 떨어져도 불편을 호소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안과의사가 어린이 눈 이상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면 평생 겪을 개인적, 사회경제적 손실을 예방하게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는 안저검사를 국가검진에 포함하는 것에 대한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국가검진에 포함되기 위해선 보다 객관적인 근거가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복지부 건강증진과 정영기 과장은 "건강검진 항목을 검토할 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이 검사가 낭비적요소가 있는지 없는지가 중요하다"며 "안저검사의 경우 내부적으로 판단하기엔 건강검진 항목으로 넣을 필요성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다만, 검진항목에 대한 원칙이 있는데 현재 안저검사의 경우 타당성 있는 근거자료가 확보돼지 않았다"며 "안저검사에 대해서 건강검진 항목 진입을 위해 원칙을 충족시킬 수 있는 근거를 찾는 연구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즉, 현재 복지부가 안저검사의 국가검진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근거가 뒷받침 되지 못한다면 결국 안저검사가 국가검진에 포함되기는 어렵다는 것.

정 과장은 "안타깝게도 아직 관련 연구를 진행할 예산이 내년에는 책정돼있지 않기 때문에 바로 실행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며 "예산 확보를 통해서 타당성 연구가 진행되도록 적극적 검토를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