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백년 역사상 최악의 위기로 법정 관리 신세를 지게된 제일병원이 조속 정상화에 한걸음 다가간 가운데 관건은 협력병원의 부활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정관리 절차를 밟자 마자 인수를 희망하는 투자자가 나타날 만큼 로열티는 입증됐지만 결국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의료진이 없이는 정상화가 쉽지 않은 이유다.
제일병원 A교수는 8일 "지금까지 분위기로 봐서는 법정관리가 그리 길게 갈것 같지는 않은 분위기"라며 "이르면 1분기 내에 정상화의 길이 열릴 가능성이 보이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이미 몇 군데에서 구체적 인수 의사를 보이고 있고 회생 절차도 순탄하게 진행중인 만큼 지금 상황에서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문제는 이미 자리를 떠난 의료진의 빈자리를 메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제일병원은 지난달 29일 서울회생법원이 자율 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ARS) 형태의 회생 절차를 승인하면서 정상화에 물꼬를 터 놓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제일병원은 우선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압류돼 있는 급여비를 풀어 인건비와 퇴직금 등을 정리하면서 인적 구조조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이 의료인력을 포함한 병원 직원들의 이탈인 만큼 이를 우선 막아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미 압류돼 있는 다른 채권 등과 약품비, 의료기기 리스료 등보다는 우선 병원의 가장 중심이 되는 인력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제일병원 관계자는 "장비와 시설 등은 일부 가동이 힘들더라도 병원을 운영하는데 가장 필수적이고 중심이 되는 것은 바로 인력"이라며 "특히 여성병원이라는 특성을 지키기 위한 숙련된 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를 지키는 것이 최대 과제"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상당수 인력이 이탈했지만 아직도 제일병원을 믿고 기다려주고 있는 의사, 간호사, 보조인력들이 많다"며 "이들의 이탈을 막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바로 교수 인력이다. 이미 제일병원을 지탱하고 있던 이른다 간판 교수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메우는 것이 시급한 과제.
그나마 다른 인력들은 어떻게든 빈자리를 메울 수가 있지만 병원의 핵심인 의사직군은 충원이 쉽지 않은 이유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전망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교수' 직함을 줄 수 없다는 것. 그동안 제일병원이 의대 협력병원으로 교수직을 부여해 왔지만 이 모든 네트워크가 끊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일병원은 과거 관동의대부터 최근 단국의대까지 의대 협력병원으로서 위상을 가져가며 교수직을 부여해 왔다.
하지만 관동의대가 인천가톨리교구에 인수된데다 최근 자금난으로 단국의대와 약속한 금액을 지급하지 못하면서 일방적으로 계약이 파기됐다.
불과 몇 달전까지 교수직을 받았던 의사들이 한순간에 그 직함을 잃었다는 의미다.
이는 앞으로 제일병원 정상화에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말 그대로 대학병원과 교수라는 타이틀이 없이 우수 전문의를 초빙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끝까지 병원을 믿고 기다리던 제일병원의 간판 교수들이 지난달 말일을 기점으로 잇따라 다른 대학병원으로 자리를 옮긴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제일병원 관계자는 "우선 단국의대와 계약이 파기된 만큼 회생절차가 가닥을 잡는대로 협력병원 협약을 맺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가 아닌가 생각된다"며 "교수급 인력을 초빙하는데 있어 중요한 지표가 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회생 절차가 본격화되면 인수자들도 이에 대한 부분을 인식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병원의 명성이나 위상 문제가 아닌 자금난으로 인한 위기였던 만큼 이를 극복한다면 어렵지 않게 풀릴 문제가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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