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백년 동안 국내 여성의학의 역사를 써온 제일병원이 대다수의 기능을 잃은 채 호흡기에 의지하며 인수자를 찾아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기약없는 인수전에 의료진과 직원들이 무더기로 이탈하면서 사실상 병원 기능이 마비됐기 때문. 이로 인해 환자들도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사실상 휴원 상태가 됐다.
30일 병원계에 따르면 최근 막바지까지 제일병원 인수를 진행하던 인수자가 사인을 앞두고 마음을 바꾸면서 결국 매각 협상이 해를 넘기게 됐다.
그동안 제일병원은 지속되는 재정난에 A그룹과 B대학, C컨소시엄 등 그동안 수차례 매각 협상을 진행했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무산되면서 병원의 기능을 하나씩 잃어가고 있던 상태.
이미 응급실과 병동은 가동이 멈춘지 오래고 외래도 일부에서만 제한적으로 운영하며 사실상 병원의 기능은 중단된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2018년 연말 개인 투자자인 D씨와 사실상 매각 직전까지 협의가 진행되며 회생의 가능성을 점쳤지만 이 또한 합의 막바지에 의견이 맞지 않으면서 사실상 무산의 위기에 놓였다.
이로 인해 제일병원 이사회 등은 의료진과 직원들에게 새로운 인수자를 찾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이미 수개월째 디폴트(지급불능)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설득에 실패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마지막까지 병원을 믿고 남았던 의료진과 직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간호사와 의료기사, 연구원 등은 올해 말일자로 무더기 사표를 제출한 상태며 행정 직원들도 대부분이 사직 의사를 밝힌 상태.
교수와 전임의 등 의사들도 계약 시점인 1월까지만 진료를 하는 것으로 정리하고 예약 환자 정리에 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미 소아과 등은 진료 중단이 결정돼 의료진과 간호사 모두 이동이 결정된 상태며 다른 과목들도 산부인과 일부를 제외하고는 더이상 예약을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일병원의 A교수는 "진료를 이어가고 싶어도 나 혼자 진단하고 수술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아무도 없는데 교수 혼자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렇듯 그마저 유지됐던 외래 기능까지 마비될 상황에 몰리면서 산모들과 환자들의 동요도 큰 상태다.
진료 예약 자체가 중단된데다 이미 예약된 산모와 환자들에게도 타 병원 이관을 통보하면서 덩달아 엑소더스가 벌어지는 상황에 몰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미 제일병원은 지난주부터 예약시스템을 사실상 중단하고 이미 예약된 환자들에게는 27일과 28일 두차례에 걸쳐 문자를 통해 타 병원 이관을 준비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소식은 산모와 맘 카페 등을 통해 급속도로 번져나가며 이들의 불안감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상황.
제일병원 관계자는 "적어도 올해 안에는 인수절차가 마무리 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막바지에 모든 것이 무산되면서 더 이상 버틸 힘을 잃은 것 같다"며 "의료진과 직원들의 대규모 이탈을 막을 명분도 없고 힘도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이미 교수진들도 모두 이탈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진료 예약을 받는 것도 무리 아니냐"며 "당장 12월을 버티기도 힘들다는 점에서 폐원을 논하기는 이르지만 사실상 휴원 상태는 피할 수 없을 듯 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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