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의대에서 성균관의대로 자리를 옮긴 강재헌 교수(가정의학과)가 최근 대학의학회지 3월호 뉴스레터 '이슈 있슈?' 코너에 삭센다와 관련된 뒷 이야기와 함께 의학적 고견을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삭센다가 개원가에서 비급여 약물로 무분별하게 처방되고 있지만 지금까지 대표성이 있는 전문가 또는 단체에서 공식적인 성명이 없었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다.
최근 삭센다라는 비만 치료 주사제를 처방받고자 하는 수요가 많아 일시적으로 약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 되는 등 ‘삭센다 열풍’이 불고 있다고 운을 뗀 강 교수는 비만 연구를 같이 하는 외국 학자들 조차도 한국에서 삭센다 수요가 급증하는 이유에 대해 궁금해하고 있다며 현 상황을 전했다.
삭센다는 체내에서 식욕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글루카곤양펩타이드-1(GLP-1)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약물로서 대뇌의 식욕조절중추에 작용하여 식욕을 줄이고 공복감을 덜 느끼게 함으로써 체중 조절효과를 나타낸다. 인체 내에서는 GLP-1을 만들어내어 식욕을 조절하는데, 삭센다는 이 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하여 칼로리 섭취를 줄이는 것이다.
강 교수는 "비만 환자 치료를 처음 시작한 20여 년 전만 해도 비만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이 거의 없어 식사요법, 운동요법과 행동수정요법으로 비만 환자를 치료해야 했다. 다행히 지금은 비만 치료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이 삭센다를 포함해 여러 개 존재해 전보다는 비만 치료 여건이 크게 개선된 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요한 점으로 반드시 식사요법, 운동요법, 행동수정요법 등의 비약물요법을 실시한 후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사람에 대해서만 처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이유로 비만 치료는 생활습관 교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해 약물 치료만으로는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점을 꼽았다. 고혈압 환자의 경우 식사 조절을 못하는 경우에도 약물 요법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비만 치료에서는 생활 습관 교정 없이 약만 복용해서는 치료에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 사례를 제니칼 사례를 통해 설명했다. 강 교수는 "2001년에 위장관에서 지방 흡수를 억제하는 비만 약물이 출시돼 선풍적인 인기를 거둔 적이 있었는데, 수 년 후 처방이 급감하였던 적이 있다. 약물에 대한 맹신으로 약물 오남용 현상이 나타났고, 생활습관 교정 없이 약에만 의존한 환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런 점에서 삭센다 열풍에 대한 두 가지 우려를 지적했다.
첫째는 비만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좋은 약들이 나오고 있지만, 식사조절과 운동 등 생활습관 교정을 등한시해도 되는 약으로 오해하고 이런 인식이 근거처럼 굳어지는 것이다.
둘째는 삭센다는 반드시 의사의 진찰과 관리가 필요한 전문의약품인데, 불법 유통되거나 의사의 세심한 관리 없이 오남용될 수 있는 점을 꼽았다.
강 교수는 "삭센다를 처방 받으면, 오심, 구토, 설사, 변비, 두통, 저혈당, 위통, 어지러움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처방 의사가 부작용 여부와 효과를 잘 관찰하고 약물 용량을 조정해야 한다"며 "또한 가능성이 낮기는 하지만 일부 갑상선 종양과 급성 췌장염이나 담낭 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있어 세심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약물"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그는 "새 비만 약물에 대한 맹신으로 국가 의료비가 급증하고 많은 이들이 비만 치료에 실패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우리 의료인들이 환자들에게 비만 약물요법의 효과와 한계를 알리려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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