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국내 의료진이 개발한 에크모(ECMO)를 임상 현장에서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서울대병원 김희찬 교수(의공학과, 의생명연구원 연구지원본부장)는 22~24일 경상북도 문경 서울대병원 인재원에서 열린 '2019 심장·심혈관 수술 리서치 캠프'에서 ECMO 국산화 프로젝트 즉 '프로젝트 2014, 스마트 올인원 심폐순환보조장치 개발'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복지부와 보건산업진흥원이 지원하는 미래융합 의료기기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5년간 66억원 규모로 진행하는 프로젝트로 오는 4월 마무리된다.
연구 총괄책임자는 전상훈 분당서울대병원장으로 이날 발표는 김희찬 교수가 맡았다.
서울대병원 김희찬 교수(의공학과)
김 교수는 "지난 2014년 6월 연구를 시작해 현재 임상 적용 직전단계에 와있다"며 "오는 4월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면 6개월간의 파일럿 임상을 거쳐 보고서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 인공심장 분야 연구에는 관심이 있지만 ECMO 장비 개발에 관한 연구는 없었다"며 "국내 의료기기 분야 4등급 임상은 극히 이례적인 사례인 것으로 안다. 그런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일명 '스마트 올인원 ECMO' 개발 프로젝트의 시작점은 임상 의료진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데 필수불가결한 의료기기로 100%수입에 의존하는 고가의 의료장비라는 점에서도 국산화가 시급하지만 임상 의료진들은 복잡하고 다루기 힘든 기존 ECMO를 좀더 심플하게 바꿨으면 하는 요구가 높았다.
그 결과 휴대가 가능하고 멀티 센서 장치를 장착한 '스마트 올인원 ECMO'이 탄생한 것이다.
실제로 이번 리서치 캠프에 전시된 이 장비는 기존에 봐왔던 ECMO와 달리 복잡한 선을 간소화했다. 또 본체 옆에 늘 따라다니던 산화기가 본체로 들어가면서 단출해졌다.
다만, 장비의 안전성을 위해 프라스틱이 아닌 메탈 소재이다보니 꽤나 묵직해 수시로 휴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보였다.
2014 스마트 올인원 ECMO 프로젝트를 통해 기존의 불편을 개선한 장비 국산화에 성공, 임상시험을 앞두고 있다.
김 교수는 "기존 ECMO는 시스템이 복잡하고 추가장비와 연결하면 더 복잡해진다. 그래서 전문인력이 필요하다. 게다가 고가의 장비로 한대에 억대 규모에 달한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임상에서 ECMO활용 범위는 병원은 물론 앰블런스, 재택 의료 등으로 광범위해지고 있다"며 "국산화와 동시에 보다 편리한 장비를 개발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들이 개발한 '스마트 올인원 ECMO'의 안전성 어느 수준까지 도달한 것일까.
2018년 5월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으로부터 심폐용혈액회로 생물학적 안전성 평가를 통과한 데 이어 같은해 7월 한국산업기술시험원으로부터 전자파 안전에 관한 공동기준 규격 평가 및 전기 기계적 안전성 평가도 완료했다.
또한 심정지, 심장수술, 호흡부전 등 3가지 분야에서 동물을 이용한 비임상실험도 마쳤다.
심정지 비임상에서 기존 에크모 장비와 개발한 장비로 22시간 관찰한 결과 두 그룹간 혈압의 차이는 없었으며 심정지 및 소생술후 발생하는 전신 허혈 및 재관류 손상도 큰 차이가 없었다.
심장수술 비임상은 시행건수가 1건에 그쳐 직접적 비교는 어렵지만 12시간 이상 생존을 유지했으며 혈역학적 평가에서도 산소공급이 유효하게 이뤄져 안전성에서 기존 ECMO와 유사했다.
호흡부전 비임상에서도 기존 장비와 생존율은 큰 차이는 없었으며 부검을 통해 확인한 결과에서도 육안으로 폐손상 예방효과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동등한 수준을 확인했다.
스마트 올인원 심폐순환보조장치 체외성능평가
김 교수는 "이를 바탕으로 식약처에 임상시험계획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식약처 승인을 받아 올해 안에 성과 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임상시험 목표 대상자는 4명. 워낙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의료장비인 만큼 피험자를 찾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는 "2000년 초반에 개발된 T-PLS장비와는 다른 원리를 적용한 것으로 기존 상용화된 수입 ECMO와 비교해도 압력, 버블, 온도 센터를 새로운 모니터를 추가했다"며 "국내 최대 이동거리 미 시간을 고려해 6시간 정도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스마트 올인원 심폐순환보조장치 구성
한계도 있다. 김 교수는 "당초 계획은 휴대용 에크모로 앰블런스에 싣고 다닐 정도의 휴대성을 갖출 예정이었지만 장비의 안전성 규격에 맞추다보니 다소 투박해지고 무거워졌다"며 "앞으로 일부 보완해야할 부분"이라고 했다.
또한 ECMO 핵심 장치인 산화기(환자혈액내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전환해주는 역할을 함)를 국산화하는 과제가 남았다.
그는 "ECMO장비 국산화도 중요하지만 핵심 소모품인 산화기 개발이 부가가치를 높이는데 중요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번 연구에서 산화기 개발은 제외했다. 이는 앞으로 후속 연구에서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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