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는 의사 수가 충분하다고 주장하는 한편에서는 정부는 의사 수가 부족하다며 공공의대를 주장한다. 이는 찬반 논쟁을 벌일 사안이 아니다. 해결책을 찾아야할 문제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한희철 이사장(고대의대)은 25일 전화인터뷰에서 최근 이슈로 떠오른 의사인력 확대에 대해 정부를 향해 일침을 가했다.
그는 "의사 인력을 늘리거나 줄이는 문제는 정부가 방향성을 갖고 추진해야하는 과제임에도 전혀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 2002년 보건의료기본법이 제정된 이후 18년째 보건의료발전계획을 세우지 않은 것은 직무유기"라고 꼬집었다.
그에 따르면 보건의료기본법에 5년마다 보건의료발전계획을 세워 발표해야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음에도 법 제정 이후 단 한번도 추진한 바가 없다.
수년 째 의료계 내에서 '의사 수'를 두고 갑론을박 논쟁이 벌이는데 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의사 인력 확대 논의는 단순히 '의사 수'로 국한해선 안된다고 봤다. 한국은 OECD국가 중 의사 1인당 최대 진료 환자 수를 기록하고 있는 비정상적인 의료현실부터 짚어야한다고 봤다.
그는 "의과대학 교수는 진료 이외 연구와 교육 역할을 해야함에도 개원가 의사와 동일하게 경증환자 진료에 내몰리고, 대학병원은 환자를 많이 봐야 유지할 수 있는 등 의료계 전반적인 문제에 대한 해법을 보건의료발전계획에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즉, 정부는 보건의료발전계획을 통해 개원가 및 대학병원 의사의 역할을 구분해줌으로써 방향성을 명확하게 제시해줘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대학병원은 연구를 통해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등 의학발전에 기여해야하는 역할을 해야함에도 정부의 계획 어디에도 이에 대한 언급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민들도 의료비가 저렴하고 병원 문턱이 낮다보니 OECD국가 중 의사 1인당 최대 진료 환자수를 기록하는 것 아니냐"라며 "정부는 낮은 수가로 병원을 유지하라고 하면서 하루 평균 100여명의 환자를 진료해야 하는 상황을 어떻게 할 것인지부터 논의해야한다"고 덧붙였다.
한 이사장은 의사협회에도 한마디했다. 의사협회도 대립각만 세울 문제가 아니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의료계 내 다양한 단체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의료계 통일된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의사협회에 주문했다"며 "이는 학문적으로 싸우거나 정치적으로 대립할 문제가 아니다. 정부와 의료계가 서로 만나 해법을 모색하고 방향을 정해야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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