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3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주최한 '심평포럼'을 두고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이 행사가 진행되는 2시간 내내 단상에 드러누웠기 때문이다.
이날 심평포럼은 인플루엔자(독감) 간이검사 급여화 필요성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
하지만 임현택 회장이 토론이 진행될 단상에서 돌발행동을 보이면서 모든 언론과 매스컴은 '소아과 의사회장이 행사장서 드러누웠다'는 점에 집중했다. 행사가 마무리된 후 일부에서는 '의사들이 독감검사를 돈벌이로만 여긴다'는 비판들이 이어졌다.
정작 독감 간이검사를 건강보험 급여화로 전환해야 하느냐에 대한 토론의 취지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사실 이날 심평포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참석한 의료계 전문가들 모두는 복지부와 심평원의 독감검사 급여화 방침을 두고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들이 시기상조라고 평가한 이유들도 여러 가지다.
신속한 검사를 위해 간이검사 급여화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진단 여부를 판가름할 진료지침과 적응증이 확실히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급여화를 서두르는 것은 기존 급여화 과정을 비교했을 때 맞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 7월 응급실과 중환자실부터 간이검사를 급여화로 전환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검사의 70% 이상이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실시되는 상황에서 종합병원을 먼저 급여화 시킨 것은 순서상 맞지 않다는 전문가들이 설명이다. 정부가 그토록 강조하는 의료전달체계 확립과 거꾸로 가는 정책이라는 비판이다.
심지어는 내년 상반기에 급여화를 시켜 총선에 활용하려는 의도라는 의심까지 제기됐을 정도다.
그러나 독감검사 급여화를 반대한 의료계의 모든 근거들은 "문재인 대통령 감옥 보내자"고 주장한 한 의사회장의 돌발행동으로 국민들에게 외면 받게 됐다. 오히려 의료계가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이유로 독감검사 급여화를 반대한다는 논리가 굳어지는 계기가 됐다.
정치인을 포함한 공인들이 공개석상에서 막말이나 돌발행동을 하는 것을 두고 대중들은 혀를 차면서도 이를 보기위해 뉴스를 클릭하기 마련이다. 임현택 회장의 이번 행보는 국민들과 의료계에 이목을 끄는 데에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막말과 돌출행동의 소비는 딱 거기까지다. 정부의 독감검사 급여화 방침 반대를 위한 방법론이 아쉬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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