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인플라엔자) 간이검사에 대한 급여화 과정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가 의료계의 거센 반발로 아수라장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응급실 중환자실을 시작으로 한 독감 검사 급여화 대상을 확대할 필요성은 분명하다는 입장이다.
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은 행사가 시작한 3시부터 마무리가 된 5시까지 2시간 동안 단상에 드러누어 급여화 논의에 대한 반발의지를 드러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30일 서울사무소 지하대강당에서 ‘인플루엔자 간이검사 건강보험 적용 가능성’을 주제로 제43회 심평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심평포럼은 토론자로 초청된 임현택 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이 시작부터 행사취지에 반발하며 행사장에 드러눕는 동시에 의사회원들이 단상에 난입하면서 행사에 차질이 빚어졌다.
임현택 회장과 3명의 의사회원들은 행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단상에서 농성하며 급여화 추진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낸 상황.
하지만 심평원은 사전에 이를 의식하면서 경찰까지 부르는 등 대비했다. 지하 강당에는 경찰들이 혹여 있을 불상사에 대비하면서 결국 심평포럼을 끝내 강행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심평포럼 직전에 경찰을 불러 혹시 모를 불상사를 대비했다.
예정대로 치러진 심평포럼에서는 심사평가연구소 김소희 부연구위원이 발제자로 나서 그동안 검토해 온 급여적정성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그 결과, 빠른 격리 및 검사 정확성이 기술개발로 높아지고 있는 점, 항생제 투여 감소에 기여한다는 점을 빌어 급여화 필요성을 제시했다.
또한 현재 일선 의료기관의 관행수가가 2만 5000원에서 3만 5000원 수준이지만, 해외 등에서는 1만 5000원 수준으로 급여화 됐다는 점을 제시했다.
그러나 심평포럼에 참석한 학계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급여화에 있어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행사 중간에 연락을 취하고 있는 임현택 회장의 모습이다.
소아청소년과학회 은병욱 보험위원은 "현재 응급실과 중환자실부터 먼저 급여화됐다"며 "의료전달체계가 왜곡돼 있는 상황에서 기름을 붓는 격이다. 충분히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검사할 수 있는 아이들이 응급실로 오는 상황인데 이 같은 과정은 올바르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어 은 보험위원은 "임상적용에 있어 확실한 적응증을 갖춰야 하는데 현재 상황에서는 단언하기 어렵다"며 "비용효과성과 진료지침이 정확히 판단한 상황이어야 하는데 아직 정확히 말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비인후과학회 이승훈 보험이사 역시 "일본의 경우 검사시행과 판독을 별도 수가로 책정하고 3만원 수준으로 수가를 받고 있다"며 "최소한 급여화된다면 이 같은 수준에서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상태로는 시기상조인 점이 분명하다"고 반대 입장을 내놨다.
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과 함께 3명의 의사회장도 동참해 정부의 논의 과정에 대해 크게 반발했다.
동시에 급여화 된다면 검사키트 등 재료부분에 대해선 별도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병원협회 서인석 이사는 "만약 현재 3만~4만원 수준인 관행수가를 1만 6000원 수준까지 내려 급여화를 한다면 보상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검사 키트 등에 대한 별도 보상 혹은 선별급여 적용 등에 대한 논의를 이성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같은 논의에 대해 심평포럼에 뒤 늦게 참석한 복지부 측은 급여화 논의를 착수하는 단계인 점을 설명하면서도 제도 강행 의지는 분명하게 드러냈다.
복지부 손영래 예비급여과장은 "독감 간이검사의 경우 검사 자체가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며 "감기 증상을 보인 환자가 모두 대상군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급여화 빈도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의료적인 부분에 있어서 급여화 필요성은 있다"며 "하반기에 의료계와 논의해 급여화를 진행하는 쪽에서 논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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