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와 산하단체인 대한병원의사협의회(이하 병의협)와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의협 집행부가 병의협 주신구 회장을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한 데 이어 의협 임시회관에 위치하고 있는 병의협 사무실 정리를 요청하고 나선 것.
8일 의협 및 병의협 관계자에 따르면 의협은 지난 7일 병의협에 '효율적 사무처 운영을 위한 협조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서울 용산에 있는 의협 임시회관 7층에 위치한 병의협 사무공간을 이달 말까지 비워달라는 게 주된 내용이었다. 현재 의협 임시회관에는 병의협 담당 직원으로 2명이 근무하고 있는 상황.
의협은 공문을 통해 "앞으로 의협 사무처 휴직자 복직, 인력 충원 계획 등으로 사무공간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병의협이 사용하고 있는 사무공간을 의협 사무처로 편입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의협 관계자는 "임시 회관이다 보니 사무 공간이 굉장히 협소하다. 상근 임원의 방 조차도 없는 현실"이라며 "9월부터 의료감정원까지 설립된 상황에서 업무 효율성을 위해 사무국 철수를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협의 이 같은 조치에 병의협은 사태 파악 후 적극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병의협 관계자는 "사실 올해 초에도 사무국을 철수해달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잘 무마됐다"며 "그런데 돌연 공문이 왔다. 사무처 공간이 부족해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다는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왜 병의협 사무국만 철수해야 하는 것인지 납득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다른 산하 직역 단체와의 형평성 등을 확인한 후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협과 병의협의 갈등이 외부로 표출된 것은 지난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의협이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 위원 구성 과정에서 병의협 인사를 배제하면서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 이후 병의협은 집행부 사태 등을 주장하며 비판 수위를 높였고 의협은 병의협 회장 윤리위 회부 등으로 맞대응하는 모습으로 흘러가고 있다.
한 의사단체 임원은 "겉으로는 협소한 공간 재배치라고 하지만 굳이 갈등관계에 있는 산하단체 사무국 철수를 결정할 필요가 있었을까"라고 반문하며 "반대 의견을 이야기하는 사람이나 단체를 계속 배제하기보다는 포용력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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