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인턴 필수과목 미이수 사태를 계기로 일선 수련병원에서 사실상 방치상태였던 인턴의 수련 실태가 수면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삼성서울병원에 이어 세브란스병원의 2018년도(2018년 3월~2019년 2월) 인턴의 스케줄표를 단독 입수, 수련 일정을 확인했다.
그 결과 세브란스병원 인턴 193명의 스케줄을 분석한 결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를 미이수한 인턴은 각각 50명, 30명에 달했다. 심지어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 모두 미이수한 인턴도 10명인 것으로 확인했다.
결과적으로 세브란스병원에서 필수과목을 미이수한 인턴은 90명에 달하는 셈이다.
2018년도 세브란스병원 인턴 스케줄표 중 일부. 암병원 혹은 암센터 주사실에 1개월 내내 배치하기도 했다.
또한 세브란스병원은 스케줄표 일정에 내과, 소아청소년과를 동시에 잡거나 응급의학과와 소아청소년과를 동시에 게재하고 있었다.
193명의 인턴 스케줄 중 내과와 동시에 소아청소년과 턴 일정을 잡혀있는 경우는 65명이었으며 응급의학과와 소아청소년과가 잡혀있는 경우는 4명이었다.
만약 수련환경평가위가 2개과 동시 수련 일정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미이수자는 90명에서 더 늘어갈 수도 있는 상황.
특히 세브란스병원은 한달내내 암병원 혹은 암센터 주사실로 일정을 잡기도 했다.
익명의 제보자는 "내과와 소아청소년과를 동시에 수련받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말이 안되는 일"이라며 "사실상 내과 병동에서 잡무를 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산부인과, 소청과 미이수도 문제이지만 내과-소청과처럼 편법적으로 수련 과정을 운영하는 것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인턴은 피교육자로 생각하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꼬집었다.
2018년도 세브란스병원 인턴 스케줄표 중 일부. 내과와 동시에 소청과 턴 일정을 잡아두고 있었다.
이에 따라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문제를 제기한 서울대병원 이외에도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까지 빅5병원 중 3곳이 인턴 필수과목 수련에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다.
앞서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이같은 수련병원의 실태를 지적하며 복지부에 전수조사를 요청한 바 있다.
상당수 수련병원의 고질적인 문제인 만큼 서울대병원에만 패널티를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게 이들의 주장.
일선 수련병원 교수는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징계보다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개선하는 것"이라며 "1년간 잡무만 시키기에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서울대병원 패널티 적용 여부도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라며 "고민 중에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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