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전 사스(SARS)때와는 다르다. 당시는 중국과의 왕래가 지금처럼 활발하지 않았으며 중국인 관광객도 많지 않았다."
길병원 엄중식 감염내과 교수
가천의대 길병원 엄중식 교수(감염내과)는 23일 전화인터뷰를 통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일명 중국 우한폐렴의 국내 감염 확산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했으며 의료기관은 물론 식당 등 곳곳에 조선족 등 중국인 근로자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엄 교수는 "2003년, 사스 당시에는 방역체계라고 말할 것도 없었지만 중국과의 교류가 많지 않았던 게 컸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중국인 방문객 등 교류가 활발해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우한 폐렴을 지난 2003년, 사스 바이러스와 매우 유사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바이러스만 유사할 뿐 당시와는 사회적 분위기도 의료기관 내 방역시스템도 크게 다르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이어 "현재 병원 내 간병인 대부분이 조선족으로 중국을 오가고 있다"며 "간병인을 통한 감염 우려가 높은 만큼 각 병원별로 이에 대한 감염관리를 강화해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엄중식 교수는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여부는 중국 내 확산 여부에 달려있다고 봤다.
중국 우한 지역 인구는 1000만명, 인근 위성도시 인구까지 합치면 1900만명으로 중국이 아무리 통제를 한다고 하더라도 물리적인 한계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우한지역 이외 위험지역이 추가되면서 중국 전체로 바이러스가 퍼져나가면 중국 정부가 긴급대책을 내놔야할 것"이라며 "밀려들어오는 중국인 통제에도 한계가 있는 만큼 중국 내 바이러스 확산 차단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가천의대 길병원 기획조정실장직을 맡고 있는 엄 교수는 신종 감염병 확산 대응에 의료기관의 고충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감염병센터 국가지정 병동을 운영하는 병원은 의사, 간호사 등 적게는 20여명에서 많게는 100명까지도 필요하다. 특히 최악의 경우 병동 3~4개를 폐쇄해야하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엄 교수는 "길병원 또한 상급종합병원이자 권역응급의료센터임에도 감염병 관리팀을 구성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메르스 경험이 없거나 규모가 영세한 중소병원은 상당히 막막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감염내과, 호흡기내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등 전문과목 의료진으로 팀을 구성해야 한다"며 "의사 이외 간호사 인력도 갖춰야 하기 때문에 팀을 구성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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