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시장, 주사제 삭센다 및 경구제로 양분 경구형 콘트라브·큐시미아 대체 처방 옵션으로 부상
비만약 시장에서 1위 품목인 벨빅이 발암 가능성으로 사실상 퇴출되면서 그 반사이익을 어떤 품목이 받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전성 이슈로 특정 비만약이 퇴출될 때마다 효과보다는 안전성을 키 메세지로 내세운 품목들이 수혜를 입었다는 점에서 벨빅과 라이벌전을 펼쳤던 콘트라브가 재차 부각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벨빅의 퇴출 이후 콘트라브와 큐시미아 등의 처방 공백을 메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주사제인 삭센다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비만약 시장이 경구-주사제로 양분된 만큼 경구형 벨빅에는 경구형 대체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벨빅은 지난 2015년 국내에 상륙한 이래 2018년까지 비만약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한 대표 품목.
2018년 기준 벨빅의 원외 처방액은 약 91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비만 치료제 시장의 간판 품목이지만 올해 초 미국FDA의 발암 위험성 경고에 이어 국내 식약처도 안전성 서한 배포 및 판매중지, 회수·폐기를 결정하면서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일은 반복됐다.
지난 2010년 리덕틸(성분명시부트라민)이 심혈관계 부작용 이슈로 퇴출되면서 제니칼(성분명 오르리스타트)이 수혜를 입은 바 있다. 제니칼은 체내 기름 흡수를 저해하는 기전으로 체중 감량 효과는 떨어지지만 비향정 의약품이라는 점에서 안전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2015년 출시된 벨빅도 당시에는 리덕틸의 공백을 메꾸기 위해 '안전성'이라는 카드를 들고 나와 시장을 선점한 케이스다. 이후 콘트라브가 2016년 출시되며 벨빅과 양강구도를 형성해 왔다.
김민정 비만연구의사회 회장은 "보통 비만약 시장은 경구제와 주사제로 나뉘는데 삭센다가 열풍이긴 하지만 주사제를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권장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벨빅이 퇴출되면서 그간 벨빅을 복용하던 사람들에게 다른 경구제로 대체 처방을 해야 한다"며 "보통 안전한 것으로 평가받는 콘트라브나 신약 출시로 후광효과를 가진 큐시미아가 그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콘트라브는 비향정약이라는 점에서 벨빅의 안전성 이슈에 불안함을 느끼는 환자들에게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벨빅과 콘트라브는 2016년부터 경쟁 관계를 유지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효과를 위주로 한 비만약으로는 주로 향정 계열인 펜터민이 처방된다. 다만 3개월까지 처방이 가능하기 때문에 역시 다른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콘트라브의 경우 장기 처방 및 내성에서 자유로운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김민정 회장은 "펜터민이나 펜터민과 토피라메이트 조합을 처방받은 환자들은 3개월 이후 큐시미아로 갈아타는게 보통"이라며 "향정약이 잘 맞는 환자군의 경우는 굳이 콘트라브 처방을 선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비만약은 주로 환자들이 효과보다는 안전한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했다"며 "암이나 심혈관질환처럼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라면 환자들이 부작용을 감수하더라도 효과가 강한 약제를 선호하겠지만 비만약은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콘트라브를 판매하는 제약사 관계자는 "임상 현장에서 장기처방이 가능하고 내성이 없다는 안전성을 키 메세지로 내세워 홍보하고 있다"며 "다시 한번 비만약과 관련한 안전성 이슈가 불거진 만큼 콘트라브가 재조명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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