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계, 전화상담센터 자원봉사 나온 한의대생 이름으로 택배 센터 운영 초기 한약 처방 28건에서 20일만에 233건으로 급증
코로나19 확진자에게 한약을 무료로 처방하고 있는 대한한의사협회가 한약 '배송'도 봉사자 이름을 빌려 직접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의협(회장 최혁용)은 6일 협회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달부터 자체적으로 운영한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 상담 결과를 발표했다.
한의협은 지난달 9일부터 대구한의대 부속 대구한방병원 별관에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31일부터는 협회관 안에 전화상담센터를 추가로 개설했다.
운영 결과 센터 개소 첫날인 10일 한약 처방건수가 28건에서 31일 현재 233건(서울전화상담센터 포함)으로 늘었다. 한의진료를 받은 코로나19 확진자는 1497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14.6% 수준이다.
전화상담센터 운영에는 전국 각지에서 지원한 200여명의 한의사와 40여명의 한의대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 한의진료지침 권고안(2판)에 따라 확진자에게 곽향정기산, 청폐배독탕, 은교산 등 30여종의 한약을 처방하고 있다.
한의사가 전화상담을 통해 환자 상태 등 확인, 전화상담 내용과 처방내역 등 기록지 기록, 한약 복용방법 및 기타 주의 사항을 안내한다. 처방된 한약은 보호자가 직접 수령하거나 택배로 배송한다.
이 과정에서 생활치료센터에 있는 의료진이 한약 반입을 막고 있다며 현재 시스템을 비판했다.
한의협은 "충청북도 한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환자는 3일분의 청폐배독산을 처방 받아 복용하려 했는데 의사의 강압으로 복용하지 못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라며 "또다른 생활치료센터에 상주하는 의사는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에 직접 전화를 걸어 한약 제공을 취소하라고 항의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상황이 이렇자 한의사, 한의대생이 한약을 직접 배달에 나선 것이다. 생활치료센터에 있는 의료진이 한약 반입을 막자 환자들이 스스로 해법을 찾아냈다는 게 최혁용 회장의 주장이다.
최혁용 회장은 "가족에게 한약을 보내주면 가족이 생활치료센터로 생활물품인 것처럼 반입하겠다는 해법을 환자가 직접 내놨다"라며 "선영이라는 이름의 한의대생이 본인 이름으로 택배를 보내자 생활치료센터로 반입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약을 어떻게든 전달하려고 환자와 협의해 발신자 이름에 협회 이름을 넣지 않고 한의대생 이름을 써서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생활치료센터에서 대한한의사협회 명의로 오는 택배를 원천 차단하자 전화상담센터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한의대생 명의로 한약택배를 발송한다는 것이다.
한의계는 전화상담과 한약처방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최혁용 회장은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는 전세계적으로 우리나라 한의사들이 가장 먼저 시행한 대규모 비대면 진료"라며 "국제적 모델로 자리잡은 드라이브 스루 검진처럼 세계적 우수사례로 남게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많은 한의사가 참여를 원했지만 정부와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거부했다"라며 "코로나19 사태의 보다 빠른 종식을 위해 지금이라도 중앙방역대책본부에 한의사의 적극적 참여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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