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자! 나라를 위하여, 가정을 위하여, 자기자신을 위하여, 나가자."
매년 크고 작은 행사에서 우렁차게 건배사를 외치던 우강(又岡) 권이혁 전 장관이 지난 12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7세.
故권이혁 전 장관
고인은 서울대병원장을 역임하고 전 문교부, 환경처, 보건사회부 등 정부 3개부처 장관을 두루 역임한 전무후무한 인물. 보건의료계에서 손에 꼽히던 그가 본인의 생일 하루 전인 지난 12일 세상을 떠났다.
권 박사는 1947년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미국 미네소타대학에서 보건학을 수학한 이후 1965년부터 서울의대 교수로 재직, 서울의대 학장에 이어 보건대학원장, 서울대병원장을 두루 맡았으며 1980년에는 제15대 서울대학교 총장에 올랐다.
그는 이후도 문교부 장관(1983-1985년), 한국교원대학교 총장(1985-1988년)을 거쳐 제22대 보건사회부 장관(1988-1989), 제3대 환경처 장관(1991-1992) 등을 역임했으며 1996년부터 2006년까지 성균관대학교 이사장을 재직했다.
고인은 화려한 이력만큼 많은 업적을 남겼다.
지난 1960년대부터 도시인구, 영세민/저소득층 인구, 맹인, 소아인구, 노인인구, 임산부 인구 등을 연구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한국형 보건학을 정립했으며 그의 저서 '최신보건학'을 통해 1982년 대한민국학술원 저작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서울의대 학장직을 맡을 당시 1970년 초에 개발, 개편한 의학교육 체제는 한국 의학이 연구와 교육·인력양성에 있어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그는 국민훈장 무궁화장, 청조근정훈장, 국민훈장 동백장, 자랑스런 서울대인상, 미국자유훈장, 3.1문화상, 서재필 의학상, 보건대상 등을 받은 바 있다.
권이혁 박사의 제자인 전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역 신영수 사무처장은 "고인은 우리나라 보건의료제도의 기초를 만드는 데에 기여한 대표적 학자이자 행정가였다"고 평했으며 대한보건협회 박병주 회장은 "한국 보건학의 기틀을 놓으셨다"고 그를 회상했다.
이어 권 박사의 모교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의 신찬수 학장은 "고인은 우리나라 의학교육체제를 수립해 국민의 건강 향상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한편, 유족으로는 배우자와 아들 윤택, 딸 성택, 송택씨가 있으며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7월 14일 오전 10시 발인하며 장지는 서울추모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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