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이 응급실 등 필수 의료를 포함한 총 파업을 예고하자 보건복지부가 수련병원들을 대상으로 이에 대한 사실상의 단속을 주문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하루만에 수련병원 수련 책임자를 모아 의대 증원 방안 설명회를 여는가 하면 전공의 휴가 승인 현황을 보고하라고 주문하며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
보건복지부는 4일 오전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수도권 및 강원, 제주 지역 수련병원 수련부장 등 수련책임자를 대상으로 의대정원 증원방안 및 전공의 관련 사업 추진현황 설명회를 비공개로 열었다.
오후에는 대전역에서 수도권 이외지역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설명회는 복지부 관계자가 의대정원 증원 방안 및 전공의 관련 사업 추진현황에 대해 20분 동안 발표한 후 질의응답이 70분 동안 이어질 예정이다.
문제는 4일 열리는 설명회 관련 공문을 하루 전인 3일 늦은 오후가 돼서야 병원들이 받아든 것.
그렇다보니 복지부가 설명회 대상으로 한 기관은 127곳이었지만 참석자는 절반에도 못미친 약 50곳에 불과했다. 일부 병원은 수련교육 담당 직원이 대리 참석하기도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공의들이 필수의료를 포함해 파업을 한다고 해서 설명회를 할 필요가 있겠다고 판단했다"라며 "주말을 기점으로 입장들이 발표되다 보니 설명회도 다소 갑자기 진행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련병원 수련 책임자를 대상으로 전공의들의 파업 원인 등에 대해 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이와 함께 '전공의 복무 관리 감독 철저 및 복무 현황 자료 제출' 요청 공문도 발송했다.
공문에 따르면 각 수련병원은 오는 7일과 14일 전공의 휴가 승인 현황을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복지부는 '수련규칙 표준(안)'을 공유하며 환자 진료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공의 연차유급휴가를 활용토록 권했다. 수련규칙 표준(안)에 따르면 전공의는 휴가 신청서를 제출하고 진료과장을 경유해 수련교육부서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다만 전공의의 휴가 청구가 수련병원 운영이 지장이 있으면 그 시기를 바꿀 수 있다. 연차휴가 외 휴가는 관련 요건을 갖춰야 하며 진료과장 및 수련교육부서장은 요건이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휴가 신청을 반려할 수 있다.
복지부는 "감염병 위기상황임을 고려해 연가 사용 인원을 진료에 차질 없는 범위에서 조정하고 필수진료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같은 복지부 행태에 의료계는 진정한 대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관계자는 "전공의들이 복지부에 대화를 요청했을 때는 묵묵부답이었다"라며 "돌연 수련교육부장들만 부르고 연차 관리를 철저히 하라는 식의 공문을 보내는 것은 유감스럽다"라고 지적했다.
한 대학병원 수련담당 교수는 "정부가 대화를 하겠다는 태도인지 모르겠다"라며 "설명회 하루 전 그것도 늦은 오후에 공문을 덜렁 보내고 참석 여부를 묻는가 하면, 다음날에는 복무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하라고 공문을 보내고. 의료계와 함께 논의할 의지가 있는건가"라고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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