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말부터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대상으로 관련 법 시행 건강보험 환자만 수가보상 설계에 병원들 '차별조장' 비판
병원에서 의사가 피습되는 사건을 막아보겠다며 신설된 '보안인력 배치 의무화' 규정이 10월 말부터 시행된다.
시행이 2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정작 병원들은 '보인인력 배치 의무화'에 따른 보상방안을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규제에 따른 보상책으로 신설되는 수가가 엉터리라는 것이다.
6일 의료계에 따르면, 100병상 이상 병원급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보인인력 배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의료법 시행규칙'이 6개월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10월 말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100병상 이상 병원과 정신병원, 종합병원은 보안 전담인력을 1명 이상 무조건 배치해야 한다. 동시에 의료인과 환자에 대한 폭력행위 예방 매뉴얼을 마련해 교육을 진행해야 하며 경찰관에 신고할 수 있는 비상경보장치도 설치를 10월 말까지는 마무리해야 한다.
지난 2018년 말 고 임세원 교수의 사망사건이 만들어 낸 예방책이라고 할 수 있다.
복지부는 이 과정에서 병원들의 부담 완화를 위해 관련 수가로 '환자안전관리료'를 신설‧보상해주기로 했다. 7월부터 환자안전관리료를 신설,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적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200병상 이상의 병원과 정신병원의 경우 환자 당 3200원이 책정돼 있다.
그러나 정작 병원급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한 의료현장에서는 해당 수가가 책정돼 있다고 해도 보안인력 배치에 따른 보상은 받을 수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도권의 한 정신병원장은 "정책이 개발된 배경이 고 임세원 교수 사망사건을 계기로 된 것이다. 정신질환자들에게서 발생할 수 있는 사건‧사고를 막아보자는 데 목적이 있다"며 "이 때문에 정신병원도 별도 보상을 받게 된 것인데 실제 정책을 들여다보면 정신병원은 수가를 받을 수 없도록 설계됐다. 의료급여 환자는 수가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신설된 환자안전관리료 대상이 '건강보험' 환자만 대상인데, 정신병원에서는 대부분이 건강보험이 아닌 '의료급여' 환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국회 발표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정신병원 의료급여 입원환자는 4만 2964명으로 전체 입원환자 6만 5436명의 65.4%에 달했다. 즉 정신병원 입원환자 10명 중 7명 가까이가 건강보험이 아닌 의료급여 환자라는 뜻이다.
심지어 전라남도의 경우 정신병원 내 의료급여 환자의 비율이 76.4%에 달하기도 했다.
지방의 한 병원장 역시 "의료법과 의료급여법적인 한계 때문에 건강보험법만 대상으로 설계됐는데 이는 전형적인 환자 차별행위다. 건강보험 진료수가로 청구하도록 하는 구조 때문"이라며 "보안요원 의무화로 규제는 시행해 놓고 보상책은 허술하게 설계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일부 병원은 병원의 절반 이상이 의료급여 환자다. 해당 병상에는 그럼 보안요원을 배치하지 말라는 것이냐"라며 "결국 허술한 법 설계의 책임을 병원보고 지라는 뜻"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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